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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 ‘보수통합’ 합의?

기사승인 2019.06.11  1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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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간의 만남이 부쩍 잦아지는 모양새다. 이미 양측은 ‘보수통합’에 대해 깊은 교감을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통합 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한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

실제로 10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 인사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주호영ㆍ김용태ㆍ이은재ㆍ이헌승ㆍ전희경ㆍ신보라 의원 등이 참석했고, 바른미래당에선 바른정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과 정병국ㆍ지상욱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이들을 막으려면 내년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기는 방법은 저쪽은 쪼개는 것, 우리는 합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의 복당파로, 그의 발언은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향한 ‘러브 콜’로 해석된다. 축사에 나선 유승민 의원도 축사를 통해 “보수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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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에도 한국당 의원들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지상욱 바른미래 의원이 주최한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다. 한국당에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 25명이 참석했으며, 바른미래에선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8명이 함께 했다. 이들 모두 바른정당 출신이다.

이에 따라 여의도 정가에선 황교안 대표 측과 유승민 의원 측이 물밑 접촉을 위해 ‘보수통합’에 대해 상당한 합의가 진척됐을 거로 보고 있다.

사실 장외투쟁으로 ‘집토끼’를 잡았다고 판단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산토끼’를 잡기 위해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옛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흡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 황 대표의 새로운 측근들이 주로 그런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유승민 의원과 바른정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복당파로 양측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지만 그게 없으면 합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사실상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친박 인사들을 제거해 ‘복당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그러면 당장이라도 합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황 대표에게 전달한 셈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황 대표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인 것 같다.

실제로 한국당의 21대 총선 공천룰을 만들고 있는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친박 공천배제를 공론화 했고, 이에 발끈한 당내 친박 핵심 인사인 홍문종 의원은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며 ‘친박신당’ 창당까지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홍 의원이 11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밖에 나가 태극기 세력 중심으로 보수대통합을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힌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면 황 대표는 유 의원의 ‘친박제거’ 요청을 수용하면서 어떤 조건을 제시했을까?

아무런 지분을 요구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입당하라는 게 황 대표의 요구조건이다.

실제 황 대표는 최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해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당 대 당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이라는 ‘외투’를 벗고(탈당해) 개별적으로 입당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결과적으로 유 의원은 ‘복당 명분’을 요청했고, 황 대표는 ‘백의종군’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런 정황에 비추어 볼 때,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탈당 후 한국당에 복당하는 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한국당 공천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특히 최근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강력하게 언급한 정운천 의원이 탈당시기를 6월 이내로 잡은 것에 비춰볼 때에 빠르면 이달 중에도 탈당이 이루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 바른미래당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투쟁은 당초에는 당권찬탈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단지 탈당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다만 한국당이 공천배제 대상으로 ‘친박’과 함께 ‘막말’을 거론하는 상황이어서 “노인들 99%가 친일파”라거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등의 노인폄훼 망언을 한 하태경 의원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저작권자 © 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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