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의당은 ‘비례의석 도둑질’ 정당에 참여 말라

    아침햇살 / 고하승 / 2020-03-08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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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미래통합당은 선거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 의석을 도둑질하려 했다. 비유하자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과 같다. 그런데 이런 사악한 편법을 막을 도리가 없다. 이대로 가면 미래통합당은 지역 선거구에서는 지고도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장회사의 우회상장 편법이익으로 원내 1당이 될 게 뻔하다. 미래통합당이 1당이 돼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공언하고 탄핵으로 단죄를 받은 사람들이 편법으로 1당이 돼 보복 탄핵을 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민주적 헌정 질서의 일대 위기다. 촛불혁명 세력의 비례후보 단일화를 통해 탄핵세력이 1당이 돼 탄핵을 추진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소수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려고 개혁했던 선거제도에 거대 정당이 힘과 꼼수로 의석을 탈취하는 결과를 무력하게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지난달 24일 작성한 대외비 보고서에 담겨 있는 내용의 일부분이다.


    이 황당한 보고서는 단순한 ‘연구용’이 아니다. 


    이미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양정철 원장 등은 이 보고서를 두고 지난달 말부터 수차례 비공개 토론을 거쳤다고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당 지도부 핵심 인사들과 양정철 원장은 일찌감치 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통합당의 위성정당을 ‘도둑질’로 규정해 놓고, 자신들도 그런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위선적인 태도다. 게다가 ‘탄핵 저지’를 위해 자신들도 똑같이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그 뻔뻔함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그런데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려면 국회의원 2/3의 찬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폭삭 망한다고 해도 미래통합당이 200석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비례의석을 몇 석 더 얻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든 탓에 수도권 접전 지역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대거 탈락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뤄지지도 않을 ‘탄핵’을 운운하는 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정의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래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작품"이라며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혀를 찼던 것이다.


    그는 "이건 개혁이 아니다"라며 "진보를 더 이상 욕보이지 않으려면 정의당은 저 지저분한 작태에 절대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필자 역시 진 전 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래통합당과 똑같은 짓으로 선거법 개정의 취지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려 하는 민주당의 작태는 결코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 이거야 말로 ‘구태’이자 ‘적폐’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민생당과 정의당, 녹색당 등 다른 정당들의 참여가 필요한데 민생당과 정의당 대표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연합정당과 연대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당 일각에서 논의되는 비례대표 선거 연대에 어떤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고, 연대 대상으로 언급하는 것도 삼가달라고 쐐기를 박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비례용 위성정당은 어떤 형태도 우리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민생당 일각에서 연합정당 참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실제로 민생당 천정배 의원과 박지원 의원 등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설훈 의원 같은 사람들이 “소탐대실”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민생당내부에서 도둑질에 참여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자들이 있으니 이러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반칙으로 얻은 승리보다는 원칙 있는 패배가 더 아름다운 법이다. 승리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설사 패배하더라도 국민의 박수를 받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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