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 결단 거듭 촉구한다

    아침햇살 / 고하승 / 2020-03-09 11: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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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민생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호남 중진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필자가 본란(本欄)에 <박.정.천은 수도권 출마 결단하라>는 제하(題下)의 칼럼을 쓴지 5일 만이다.


    그동안 SNS상에는 정동영·천정배·박지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를 촉구하는 당원들의 글이 잇따랐지만, 당 지도부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데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9일 "바른미래당을 이끌어 준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천정배·박지원 등 중진 여러분들께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용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며 이를 공론화하고 나선 것.


    손학규 전 대표의 지명으로 공동대표가 된 41세의 젊은 여성 공동대표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에는 대선주자급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여럿 계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당의 기둥인 중진들께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먼저 보이면 당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중도개혁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확고하게 선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호남 지역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최고위원 역시 "호남을 넘어 전국 선거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과 선당후사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사실 민생당은 통합 시너지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바른미래당 지지율보다도 더 낮게 나올 정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국민이 바른미래당은 ‘중도 정당’으로 인식하는 반면, 민생당은 ‘지역 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려면, ‘탈 호남’을 선언해야만 한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호남에서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앉아 있는 중진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젊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물려주고 수도권에 출마하여 당당하게 가대 양당 후보들과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적폐’ 세력으로 낙인찍힌 미래통합당도 살아남기 위해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영남권 거물급 인사들을 ‘컷오프’하는 마당이다. 자신의 텃밭인 경기 여주-양평에서 내리 5선을 한 정병국 의원에 대해선 수원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정 의원이 끝내 통합당 공관위 요청을 거부할 경우엔 ‘컷오프’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거대야당도 생존을 위해 이처럼 혁신적인 공천을 하는 마당에 소수야당인 민생당이 그런 공천을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만일 정동영·천정배·박지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엔 통합당이 험지출마 요구를 거절한 홍준표와 김태호를 공천배제 시켰듯, 그렇게 단 칼에 잘라내야 한다.


    그러면 유권자도 민생당을 ‘지역 정당’이 아닌 ‘중도 정당’으로 다시 보게 될 것이고, 그게 정당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민생당에는 ‘손학규’라는 히든카드가 있다.


    21대 총선의 최대 이슈는 누가 뭐래도 ‘개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공연하게 탄핵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87년 낡은 제왕적 대통령 체제로는 안 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25개 시민단체는 현행 헌법상 개헌안 발의 자격이 있는 대통령과 국회(재적 과반)에 더해 국민(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명)도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헌법 국민발안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 여야 의원 148명이 발의했다.


    개헌안 발의 서명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김무성 의원 등 통합당 소속 의원 22명도 동참했다.


    물론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개헌은 21대 국회 원 구성 후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축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인데, 개헌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면 안 된다는 게 심 원내대표의 견해다.


    하지만 일찌감치 ‘제7공화국’을 화두로 꺼낸 손학규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블랙홀인 ‘개헌’이슈를 선점하게 되면 민주당과 통합당도 그 논의에 가담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패권양당에 실망한 중도 층의 표심을 대거 끌어 모을 수 있다.


    다만 그 출발점은 민생당의 ‘탈 호남’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그것은 정동영·천정배·박지원의 수도권 출마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얻었던 성적 이상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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