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월 전대, ‘이낙연 왕따’ 구도?

    아침햇살 / 고하승 / 2020-07-05 11: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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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 구도는 당초 이낙연 우원식 홍영표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간 4파전이 예상됐으나 느닷없이 홍 의원이 불출마 선언하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우원식 의원도 결국 불출마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출마 선언 일정을 각각 7일과 9일로 정하고 캠프로 사용할 사무실까지 마련해 둔 상태다. 반면 강력한 출마의지를 묘명해 왔던 우 의원은 출마선언 일정을 정하지 못한 채 최종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친문 핵심 인사인 홍영표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홍 의원은 전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어차피 차기 대선에 나설 분들이 당권 도전 선언을 한다고 하니, 그런 방향에서 (불출마) 결정이 됐다는 것이다.


    홍 의원 혼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한다.


    불출마 결정에 앞서 가까운 의원 20여명과 함께 점심식사 자리에서 의견을 나눈 후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자리에는 전해철, 최인호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였다. 결국 홍 의원의 불출마에는 친문의 입김이 작용한 셈이다.


    홍 의원의 이같은 불출마선언으로 우원식 의원의 마음도 흔들릴 것이고, 결국 이번 차기 당 대표 선거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간의 양자대결로 지르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징후는 홍 의원의 불출마 선언만 있는 게 아니다.


    최인호 의원도 5일 “최고위원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느닷없는 불출마선언이다.


    최 의원은 최근까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인사다. 특히 최 의원은 지난달 14일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이낙연 의원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어 그의 불출마 선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당내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대표가 되더라도 내년 3월 물러나야 하는 이 의원을 향해 ‘당대표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최 의원은 “내년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배제”라며 사실상의 ‘이낙연 지지 선언’을 했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관과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부산 친노·친문 그룹의 핵심으로 지난 4·15 총선 때 부산 사하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 그의 발언으로 ‘친문 이낙연 지지’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날 느닷없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 총선에서 부산, 울산, 경남 의석이 줄어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어떤 위치에서든 국난극복을 통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낙동강 전선을 지키는데 최선두에 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마디로 ‘낙동강 전선’, 즉 PK지역 사수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호남’ 출신 이낙연 의원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호남(이낙연) 대 비호남(김부겸) 같은 지역 구도가 부각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낙연 왕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구도는 민주당에 있어서 매우 불행한 구도가 아닐 수 없다.


    5년 전 당권을 놓고 문재인-박지원 두 후보가 치열한 다툼을 전개했고, 이후 두 사람이 ‘앙숙’이 되었던 것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탓이다.

     

    어쩌면 이런 사태가 민주당 분당으로 치닫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즉 5년 전, 전대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한 박지원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던 것과 같은 분당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을 견제하려는 정세균 국회의장 등 링 밖의 대권주자들이 김부겸 전 의원을 측면 지원하는 구도로 갈 경우, 그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그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이낙연 왕따’ 구도로 가는 전대만큼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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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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