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가 토해낼 ‘사자후’

    아침햇살 / 고하승 / 2020-03-01 11: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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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친여 성향 외곽 세력들의 비례정당 창당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일찌감치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고, 앞서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무소속의 손혜원 의원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비례 정당 창당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핵심 인사들이 미래한국당에 맞서기 위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드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참담한 소식까지 전해진 상태다.


    실제로 중앙일보는 지난 달 28일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대표 특보단장,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의 핵심 인사 5인은 서울 마포구 음식점에서 회동하고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미래한국당) 체제에 맞대응하는 위성정당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식은 미래한국당처럼 독자 창당하거나 외부 정당과 연대하는 두 가지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만났던 것은 사실이고,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눈 것도 사실인데 우리가 비례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을 결의할 수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종민 의원 역시 "결론이 기사와 전혀 반대"라며 "여러 의견이 있었고, 그것을 의제로 꺼낸 것은 맞지만 우리가 결론을 낸 것은 그래도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안 되고 '국민들을 믿고 가자'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위성정당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군불 떼기’ 탓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미래통합의 꼭두각시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 '나쁜정치' '가짜정당'이라고 비판해 왔다. 국민 역시 그런 비판에 공감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고작 비례의석 몇 석을 더 건지기 위해 그런 나쁜 행위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당으로부터 나오고 있으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다, 그는 최근 비례위성 정당 창당문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고, 그게 신호탄이 되어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호응이 잇따랐다.


    이를 보다 못해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1일 "소탐대실"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견리사의(見利思義)'를 거론하며 "우리 민주당은 옳은 길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당이다. 오직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같은 당 김해영 최고위원도 '5인 회동' 보도가 나온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요청해 "민주당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며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강력히 규탄해왔다. 이런 행보를 해온 민주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드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해찬 대표 역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정당에 대해 "그런 행위는 선거법의 개혁 취지에 반하는 행위다. 위성정당은 좋게 얘기한 것"이라며 "위성정당이 아닌 위장정당이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맞다. 비례위성정당은 ‘위장정당’이고 그런 정당을 만드는 행위는 옳지 않다.


    따라서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선언을 해야 한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선거법개정 취지에 반하는 ‘위헌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정당해산의 심판을 구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헌재 심판에 의해 정당이 해산될 경우, 미래한국당 의원들도 모두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고, 비정상이 정상으로 바로잡히게 될 것 아니겠는가.


    민주당과 통합당은 비례 몇 석을 더 얻으려다가 지역구에서 자당 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낙선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가운데 오늘 오후에는 다당제 시대를 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 문제를 놓고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그는 다양한 소수의 목소리가 원내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목숨을 걸었던 정치지도자다.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단식 끝에 선거법 개정을 이끌어냈던 그가 이번에는 어떤 사자후(獅子吼)로 ‘나쁜 정치’를 일삼는 거대양당에 경종을 울릴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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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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