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고 싶다

아침햇살 / 고하승 / 2019-09-10 12: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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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반(反)조국 연대’를 보수통합의 기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과 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결국 자유민주의 가치 아래 모든 세력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며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 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좀처럼 당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유 의원은 간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해 '저항권'을 언급하며 조 장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것은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지금부터 국민의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사실상 ‘정권퇴진’ 운동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독한 오기로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야당이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나서야 한다"며 “보수 정치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보수재편’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고리로 한국당과 유 의원 측이 ‘보수통합’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이른바 '태극기 세력' 등 강경보수·극우 단체와 보조를 맞춰오던 무소속 이언주 의원도 합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감행한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이제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돼 '이게 나라냐'며 들었던 국민의 촛불이 '이건 나라냐'라며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제 사회, 정당들이 힘을 합쳐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제가 그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물론 유승민, 이언주 의원 등이 이구동성으로 ‘보수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보수통합’이 조국사태를 해결하는 열쇄가 될 수 있을까?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었다. 그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국민은 여전히 “이게 나라냐”라고 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유승민, 이언주 같은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은 ‘보수통합’으로 정권퇴진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설사 보수통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치자. 그래서 보수 세력이 다시 집권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가.


다음에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국가 시스템이라면, ‘제2의 박근혜’, ‘제2의 문재인’이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현행 승자독식의 제왕적대통령 체제 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임기 말을 보낸 것이 그 반증이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불통’과 ‘독선’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그런 모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다음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는 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만 한다.


그런데 ‘보수통합’으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 오히려 87년 낡은 체제를 연장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잘못된 국가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다. 제왕적대통령제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개헌을 통해 촛불정신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이 시점에 ‘보수통합’을 외치는 것은 조국 사태를 이용해 자신들이 집권해 보려는 추악한 의도로 결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개헌’을 호소할 때다. ‘제2의 최순실’, ‘제2의 조국’과 같은 괴물의 탄생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자면 제왕적대통령제가 아닌 분권형대통령제로 국가시스템을 바꾸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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