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양당 ‘꼼수’는 ‘묘수’냐 ‘자충수’냐

아침햇살 / 고하승 / 2020-03-19 14: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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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소수 정당에게 돌아갈 비례 의석을 도둑질하기 위해 ‘하청정당’이나 다를 바 없는 비례용 자매정당을 만들었다.


패권양당의 그런 ‘꼼수’는 ‘묘수’일까, ‘자충수’일까?


먼저 민주당의 상황부터 들여다보자. ‘묘수’는커녕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비례연합정당 논란에 대해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상황”이라며 “몹시 민망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 나와 “(비례연합정당 참여문제는)정치 전반의 역량을 드러내고 있는 사건”이라며 거듭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이 죄인처럼 고개 숙인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이 정정당당하게 정도를 걷지 않고 소수정당에게 돌아갈 비례의석을 빼앗기 위해 비례용 연합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그로 인해 지금 민주당 당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와 손잡고 4·15 총선 비례대표용 범여권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비판의 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


실제로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신생 원외 정당들로만 비례 연합정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당원은 "왜 민주당의 소중한 표가 국민들에 1%도 지지를 못 받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비례연합에 표가 가야 하는지 화가 나서 미치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당원은 또 다른 당원은 "현 상황에서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미니정당을 끌어들여 앞줄 세우는 행위는 진짜 원내 진입에 도전하던 당들에 돌아갈 표를 도둑질하는 행위"라며 "선거법 취지를 살리려면 이만 멈추세요"라고 요청했다.


심지어 "더불어비례잡탕당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당원도 있었다.


특히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협상 담당으로 전면에 나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비판의 글이 많았다.


한 당원은 "당원 총투표를 통해 당원들은 민주 원로들이 함께하는 정치개혁연합(정개련)과 함께하기를 명령했는데 양정철은 최고위원회의 결정도 없이 다른 정당들과 함께하기로 했다. 이는 민주당 당원들의 명령에 대한 배신이고, 선거를 말아먹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질책했다.


이런 비례 연합정당 논란이 민주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음은 당연하다. 그로 인해 양당 접전지역인 수도권 등에서 적어도 지역구 의석 10석 정도는 날아가게 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꼼수가 묘수는커녕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자충수가 된 셈이다.


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황교안 대표가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며 자매정당을 창당했으나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로부터 뒤통수를 얻어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 영입인재 상당수가 미래당 비례후보 명단에서 배제돼 탓이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선 ‘한선교의 난’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황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상처를 남겼음은 불문가지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꼼수를 부리지 말고 우리당 이름으로 당당하게 비례대표를 내보냈더라면 수도권 지역 등 접전지역에서 우리가 지역구 의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면서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돼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구태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하고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잡아서 승리의 길로 다시 되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구태정치 나쁜 정치와의 단절은 소수정당에게 돌아갈 비례의석을 도둑질하기 만들었던 위성정당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정도를 걷는 것뿐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위성정당을 즉각 폐기처분하고 원칙 있는 정도정치를 구현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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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goh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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