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왜 부산만 무너졌나?

    기자칼럼 / 김종섭 기자 / 2020-04-16 17: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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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K지역에서 경남·을산은 +α 없이 수성(守城), 부산만 무너진 이유
    ▲ 김종섭 기자

    부산이 무너졌다. 선거 하루 전만 하더라도 내심 10석까지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멘붕에 빠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정국이라는 백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던 터라 충격이 이만저만 하지 않았다. 현실화 될 것이라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도 이것 보단 나았다. 모 당직자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180석을 획득 할 확률보다 낮은 사건이 부산에서 터졌다고 한탄했다.

    원인을 규명해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최초 발원지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상이 나타났으니 원인은 있을 터, 정밀 전자현미경을 구해서라도 원인물질은 찾아야 한다.

    침묵의 살인자, 코로나19 바이러스

    무증상 감염자처럼 부산이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실망감으로 극단적인 보수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서울과 경기도는 제쳐 두고서라도 가까운 경남의 김경수 도지사도 지역의 목소리와 도민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정책으로 도정을 끌고 가는 반면 부산은 피동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며 기대를 접었다는 것이다.

    젊은 지도자가 아닌 노회한 시장이 TF 정점에 앉아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시정을 이끌어 가고 관료와 시스템은 활기를 잃은 채 정체돼 있었다는 것이다. 공약과 구호만 난무하는 시정에 대한 거대한 심판이 총선을 통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숨어 있었던 저격수, 샤이 보수

    2017년, 탄핵을 전후로 자신을 보수라고 드러내지 않았던 유권자들이 진보의 정서와 맞지 않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가설이다.

    2012년 19대 총선까지 부산은 조경태(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 의원이었다. 낙동강 벨트라는 신조어가 정치판에서 유행하던 시기도 바로 이 기간이다. 부산은 3당 합당을 기점으로 보수지역으로 분류되었지만 베이비 붐 세대인 5~60대는 자신을 보수라고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부르짖는 진보의 가치와 현장에서 산 경험이 없는 불행한 세대이기도 하다. 부산은 수도권보다 역동적이지 못하다. 보수화의 변질도 빠르게 일어 날 수밖에 없는 토양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부산에는 반드시 샤이보수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지역분열 정치체제가 향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여(巨與)에 대한 심리적 저항, 정부 책임론

    지옥의 문 앞에 있다는 자영업자의 비명, 그 앞서 원전 폐기와 소득주도성장 정책실패 등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정국에 파묻혀 있었던 정부실정이 대통령의 호감도를 상회하며 견제심리가 표로 연결된 것이다. 실례로 리얼미터에서 발표하는 주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살펴보면 TK와 PK는 지난 1년 간 부정이 긍정률 아래로 꺾인 적이 없다. ‘힘 있는 여당’의 구호가 역설적으로 ‘억압의 상처’로 불거져 나왔을 것이다는 분석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구호에 시선이 머물러 있다는 얘기가 있다. 웅변적인 정치인 보다는 삶의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소통하는 21대 국회상을 기대한다. 거여가 되었어도 민주당은 4년 뒤에는 아니 2년 후에 다시 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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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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