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섭 서울우유 조합장, 기업문화 혁신은 ‘공염불’...여성비하 논란에 연임 발목 잡히나

    유통 / 홍덕표 기자 / 2021-12-16 11: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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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국내 유제품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서울우유가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연이어 불거져 나온 잡음 때문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특히 여성 비하 광고 논란으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면서 서울우유를 이끌고 있는 문진섭 조합장의 취임 일성이었던 조직문화 개선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형국이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말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들의 정체는..?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제목의 홍보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한 남성 탐험가가 산속을 헤매다 풀밭에서 스트레칭 중인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탐험가는 풀밭에 있던 남성과 여성을 카메라로 찍으려고 하다가 나뭇가지를 밟아 소리를 내게 되고 이 소리를 들은 한 남성이 탐험가를 바라본 뒤 풀밭에 있던 남녀는 젖소로 바뀐다.

     

    이어 ‘깨끗한 물, 유기농 사료, 쾌적한 청정 자연 속 유기농 목장에서 온 순도 100%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우유를 마시며 웃는 탐험가의 모습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해당 영상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 등장인물을 클로즈업한 캡처 사진이 게시되면서 여성을 젖소로 비하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탐험가가 스트레칭하는 이들을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불법도촬 범죄를 연상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서울우유는 지난 2003년에도 요구르트 신제품 홍보를 위해 일반인 관람객과 취재진 앞에 전라 여성 모델들의 퍼포먼스를 벌였다가 마케팅팀장과 홍보대행사 대표 등이 공연음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서울우유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우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우유 광고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일에는 서울우유 양주 구공장 철거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했다. 배관 절단을 하던 철거업체 노동자들이 갑자기 뿜어져 나온 질산을 맞고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

     

    서울우유 측은 내부를 확인하지도 않았으면서 보관 탱크 게이지 숫자가 ‘0’인 것만으로 아무 내용물이 없다고 판단해 철거업체에 그냥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우유는 화학사고 발생 시 즉각 소방서나 지방환경청에 신고해야 하는 지침을 어기고 사고 발생 한 달 넘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사고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업 이후에도 화학물질이 남아있는 것과 고의로 사고 발생을 은폐한 문제 등은 대표이사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안이다.

     

    이처럼 최근 며칠 사이 회사의 모럴헤저드가 두드러지는 사건사고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문진섭 조합장의 내부 관리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지난 2019년 3월 취임식과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강조한 기업문화 혁신이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를 갖고 있는 서울우유는 전국 1600여명의 조합원(목장주)들이 선출한 조합장이 CEO를 맡는 구조다. 조합원들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조합원들과 임직원들 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결점을 지닌다. 이번 여성 비하 광고도 문진섭 조합장이 직접 결제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부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연임을 노리고 있는 문진섭 조합장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른 바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으로 갑질의 대명사가 된 남양유업이나 남혐 포스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GS리테일의 사례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건의 핵심이 MZ세대의 최대 화두인 젠더 갈등이라는 점도 문진섭 조합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4년마다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는 서울우유에서 2000년 이후 연임에 성공한 사람은 18·19대조합장을 지낸 송용헌씨 뿐이다. 조흥원씨(15·17대)도 두 번 조합장을 지냈지만 연임은 아니었다. 제20대 조합장인 문진섭 조합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여성이라면 대다수가 불편하다고 느낄만한 내용인데 제작 컨펌을 받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여혐 광고 회사라는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지우느냐에 문 조합장의 연임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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