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국민의힘 전대 '이준석 돌풍' 현상’ 두고 엇갈린 반응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6-01 11:25:33

정세균 “전형적 구태정치인...젊은 정치 말하던 청년이 공작정치"
이재명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이자, 변화 바라는 열망 드러낸 것"
민경욱 "보수 제1야당 대표로 뽑아선 안돼"... 유승민 "중진 후보, 공격 멈춰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 구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 여권 잠룡들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민경욱.유승민 전 의원이 상반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민경욱 전 의원은 1일 이준석 후보를 '좌파의 첩자'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후보를 보수 제1야당 대표로 뽑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로 Δ노무현 장학생 Δ 문재인에 90도 인사 Δ 노회찬 장례식에서 통곡 Δ 보수진영에 부정적 태도 Δ 사전투표 조작 부인. 사전투표 독려 등 이 후보의 과거 행적을 나열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가 2012년 5월 8일,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었던 문 대통령 앞에서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사진과 2018년 7월 24일, 故 노회찬 의원 장례식장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을 잡고 통곡하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대권 경쟁에 나선 여권의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을 향한 여권의 공격을 받아칠 해법으로 '비단주머니 3개'를 언급한 데 대해 날을 세우며 비판에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젊은 정치를 말하던 청년이 전형적인 구태정치인 공작정치를 말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직격했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복주머니를 끼고 앉아 검찰을 수족으로 부리는 당 대표가 되고 싶냐"면서 "비리, 범죄 의혹이 있다면 척결하자고 말하는 것이 젊은 정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정치인답게 젊고 깨끗한 정치를 하라.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라고 충고했다.


이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은 대단했다'고 평가한 데 대해 "노회한 정치인들이 구사할 언어"라고 날을 세운 정 전 총리는 "페미니즘에 대한 입장 표시나 청년·여성 우대 조항을 반대하는 것이라든지, (이 후보의) 생체 연령과 생각이 '매치'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절했다.


반면 정 전 총리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준석 현상’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이자, 변화를 바라는 열망을 드러냈다"고 분석하면서 “이준석 후보가 선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전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우리 사회의 최대 피해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청년 세대의 열망이 정치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 질서가 만들어지고 국민주권주의에 보다 부합하는 정당 정치의 장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이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적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정상적인 당으로 발전해야 정치 전체가 발전한다”며 “반사이익을 챙기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해 합리적으로 경쟁하는 정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방영된 mbc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선거를 치르려면 특정인을 기다려선 안 된다"며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도 안 된다"고 '대선 버스의 정시 출발'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안철수,홍준표 등 당 밖 인사들을 호명하면서 "이 분들이 작금에 특정 주자를 위해 룰을 만들려는 듯한 모습에 실망하고 참여하기 주저할 수 있다"면서 공정하고 엄격한 경선 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후보가 "윤석열 전 총장이 안 들어와도 버스가 출발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윤석열 이름을 거론한 순간 나경원 후보의 머릿속에는 윤석열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특히 '이 후보의 버스론이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나 후보 지적에 대해 “우리 당이 그런 개인의 사정에 맞춰 운영되는 순간 그게 어떻게 공당인가. 사당이다”라며 “경선이라는 것이 공정하려면 룰이 엄격해야 하고 사람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면 안된다. 근데 벌써 이 토론에서 사람 이름 몇 번 나왔나. 이러니까 우리가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은 "낡은 시각에서 '유승민 계파'라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격하는 중진 그룹의 후보는 당장 공격을 멈춰달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날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주관한 특별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유 전 의원은 "후배들의 용감을, 도전을 선배들이 마음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일부 당권 주자들이 유승민 계파니, 계보라고 하면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격하는데 구시대적 계파는 아예 없다"면서도 "바른정당을 만들면서 제대로 된 보수 정치해 보자고 뜻을 같이 한 동지"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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