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에 야권 주자들 "단일화" 구애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11-02 11:40:42
安 “제1야당 후보 양보해야 중도중심 정권교체 가능"
이준석 "저희가 (단일화) 제안할 상황 아냐...무운 빈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대선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연이은 러브콜로 몸값이 뛴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해 주신다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야권 후보 단일화 의지를 피력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안철수로 단일화하는 것만 받겠다?"라는 사회자 질의에 "그렇게 해줘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게 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는 지적에는 "여러 번에 걸쳐서 서울시장 당선되면 대선 출마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수긍하면서도 "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를 마치고 재선에 도전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지금 ‘1지대’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이 중도층에 계신다. 중도 중심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며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러 나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안 대표의 자존심을 긁어 우리가 화를 키웠다. 그것이 대선 국면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에서)그저 몸값 높이고 협상력 높이고, ‘소값이나 크게 쳐 받으려고 나왔구나’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화를 키울 뿐만 아니라 대선 국면에 결정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결선까지 질주할 것”이라며 “우리 당이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빈틈을 많이 보였다고 (생각해) 본인이 다시 등장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안 대표에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안철수 대표를 향해 당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안 대표 특유의 화법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지난 5월 4일자 기사를 공유하면서 "2021년 5월4일, 딱 6개월 전에 이미 알려 드렸다. 그때 댓글 보면 아무도 안 믿었다. 그때도 무운을 빌어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안 대표의) 무운을 빈다"고 말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안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 대표는 안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논의에 대해 "당긴다고 당겨지는 분도 아니고, 밀친다고 밀쳐내지는 분도 아니다. 본인 판단에 따라 제안하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저희가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이어 "(합당 논의 당시에도) 당명 빼놓고는 모두 받아들인다고 했었고, 합당도 안 대표가 제안했었다"며 "어떤 제안을 해야 할지도 이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대표는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는 이른바 ‘놈놈놈 대선’"이라며 “국민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 능력도 도덕성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평가하면서 출사표를 던진 나름의 명분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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