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의혹은 빨리 풀어야 한다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1-06-24 12:45:37

  심춘보 전 다산저널 발행인

 

예상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뒤통수 까는 일은 차라리 신사적이라 할만한 한국 정치 특유의 후진성이 작동된 변칙이다.


그렇다고 사실무근, 전혀 근거 없는 정치 공작이라고 일축하면 곤란하다. 대다수 국민은 공격의 행태보다 내용을 궁금해한다. 유감스럽지만 국민은 그것을 ‘검증’으로 받아들인다. 이럴 때만 유독 감정과 이성이 심하게 다툰다.

공직에 나서는 사람은 누구든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임명직은 청문회라는 통과의례가 있고 선출직은 여론과 토론이 있다. 본인 입장에서 볼 때 대응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해명은 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 같은 경우는 팬티를 내려가며 은밀한 부위까지 검증을 받았다. 해명하지 못하면 의혹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수모를 감내했다. 그런 결기가 없으면 이 판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밑장 빼기가 통하지 않는 살벌한 우리 정치판이 어디 신사협정이 통하는 곳인가? 퇴주잔으로 나가떨어진 반기문을 봤을 것이다.

공직에 나서는 사람은 관뚜껑을 덮고 나서 평가받는 일반인과는 다르다. 공직을 수행하기 전,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모든 의혹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하고 해명이 미흡하거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 국민 상식과 배치되는 행위라면 공직에 나서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나선다면 파렴치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조국은 전무하고 후무할 반면교사다.

저열한 공세지만 본격적으로 검증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견뎌내고 못하고는 본인에게 달려있다. 국민은 이성적으로는 저열한 공세를 비난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내공의 깊이를 보고 싶어 한다.

여당은 조국 전 장관보다 더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장관과 대통령은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파평 윤 씨 시조까지 검증받을 필요는 없다. 아무려면 윤석열 부친이 조국과 같은 행위를 저질렀겠으며, 아무려면 윤석열 모친이 정경심과 같겠는가만 그래도 털어는 봐야 한다. 저들이 그렇게 원하는 대로 조국과 같은 기준이면 될 것이다.


윤석열 처가에 대한 검증도 필수다. 다만 결혼 전 처가에서 벌어진 일까지 윤석열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결혼 후 장모가 10원짜리 한 장이라도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윤석열의 職이 관여를 했는지만 살펴보면 될 일이다..

검증 과정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조국 일가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관행이 어쩌고저쩌고하는 것도 용납될 일이 아니다. 조국의 관행과 윤석열의 관행이 같다는 것은 비극이다.

윤석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근력을 얼마나 키웠는지 알 수 없다. 곤죽이 되도록 맞아도 웃었던 복서 김사왕에 비견할 만한 맷집이 있는지 모른다. 지금은 여당 쪽의 공격만 있지만 야당에 입당을 하지 않을 경우 야당의 공격까지 막아야 한다.

요컨대 빨리 나서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것이 급선무다. 고름은 절대 살이 되지 않는다. 이번 의혹뿐 아니라 앞으로 튀어나올 의혹도 당당하게 해명해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윤석열의 스타일이 아니다.


윤석열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다른 거 없다. 당당함이다.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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