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의회, "WTO 개도국 지위포기 즉각 철회" 촉구

일방적 정부결정에 '굴욕적 외교' 비판
"식량주권 사수 위한 농업·농촌 보호대책 수립해야"

정찬남 기자

jcrso@siminilbo.co.kr | 2019-11-05 18:08:55

▲ 해남군의회는 최근 정부가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것과 관련해 굴욕적 외교라며 즉각 철회와 함께 농업·농촌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들고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의원들의 모습. (사진제공=해남군의회)

 

[해남=정찬남 기자] 전남 해남군의회가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포기와 관련해 국가차원의 농업·농촌 피해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군의원 일동은 4일 오전 “농민들의 애원을 무시한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포기를 즉각 철회하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군의회는 “정부가 우리나라의 대외적 위상과 경제적 영향을 감안해 국익을 우선한 결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개도국 지위 자진 포기는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농업을 방패막이로 희생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농업의 근간을 스스로 포기한 굴욕적인 외교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성옥 대표의원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적용으로 쌀, 마늘, 고추 등의 농산물에 대해 300%에서 500%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농업분야 보조금 지급이 허용돼 농업 강대국과의 시장경쟁에서 그나마 농업의 생존을 위한 불씨를 유지해 갈 수 있었다”며 “이러한 개도국 지위가 없어지면 1차적으로 감축대상 보조금(AMS)을 현행보다 50% 삭감하게 됨에 따라 농업분야 보조금이 8000억원 규모로 축소되고, 쌀 관세율은 513%에서 154%로 낮아져 우리 생명산업인 농업의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안전장치를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포기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군의회는 “WTO 개도국 지위포기를 즉각 철회하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종합대책 마련과 농산물 연쇄폭락에 따른 항구적인 대책마련 촉구와 더불어 농업분야 예산을 국가 전체 예산의 4% 이상을 편성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는 오는 20일 개회하는 제297회 제2차 정례회에서 채택하고 청와대, 국회, 정당, 각 중앙부처 등에 송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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