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몸값 상승 일등공신?..갈수록 저자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1-01-11 13:50:05
100% 국민경선 룰 변경 이어 예비경선 면제 방침까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한 러브콜을 강화하는 등 야권 후보단일화를 주도하려는 모습이지만 갈수록 상황이 궁색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당초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철수 대표의 야권후보단일화 제안을 무시할 정도로 느긋했던 국민의힘 이 갈수록 입지를 좁히며 궁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는 문재인 정권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안주하면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등 정치력 한계를 보인 지도부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철수를 상대로 한 단일화 협상이 오히려 안 대표 몸값을 상승시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첫단추를 잘못 꿴 출발점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초 안 대표가 출마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두드러지지 않던 안대표 지지율은 국민의힘 후보군들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정도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내부 경선룰을 조정하는 등 안 대표에게 저자세를 보이면서 안 대표의 몸값이 올라가는 등 야권의 후보단일화 판이 안대표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다.
급기야 안 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당원투표 20%·여론조사 80%로 정한 서울시장 후보 본경선 방식을 여론조사 100%로 바꾸었던 국민의힘이 그를 위한 두 번째 특혜를 준비 중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명색이 제1야당 입장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강박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당원을 배제한 채 진행된 야권단일화가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에 서울시장 후보를 갖다 바치는 결과로 매듭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은 또 어떻게 처리할 건지..."라며 "우리당 저자세가 오히려 안 대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비공개 회동을 앞두고 '안 대표가 입당 혹은 합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 "협소한 시각" 이라고 일축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단일화가 대선에서 야권분열을 잉태하는 나쁜 단일화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안 대표와) 충분히 논의하려고 한다”며 “만나서 대화하면 (안 대표의 입당 혹은 합당)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 불발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내에서 지금 준비한 경선절차에 임하게 될 것이고, 나중에 기존 정치문법에 의한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차선책이다.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김문수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합의에 실패하고 선거에서도 대패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박원순 전 시장은 52.79% 득표로 김문수(23.34%), 안철수(19.55%)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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