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한국수출입은행 내년 2월까지 세무조사 …방문규 행장, 취임하자마자 ‘진땀’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9-12-17 14:35:13
국세청이 한국수출입은행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이후 5년만의 정기세무조사다.
수출입은행과 세정가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0월 30일 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에 위치한 한국수출입은행 본사에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회계 관련 자료들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약 4개월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세무조사는 방문규 행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공교롭게도 세무조사 착수 하루 전날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 행장의 임명을 재가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에 근무한 바 있는 방 행장은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그는 10월 말로 예정됐던 취임식을 미루고 새 행장 선임 때마다 관례적으로 출근 저지에 나섰던 노조에 면담을 요청해 ‘노심(勞心)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 매체는 이번 수출입은행 세무조사가 MB정부 자원외교 대출 특혜의혹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MB정부 자원외교의 일환으로 추진한 미국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유·가스전 광권을 담보로 대출해준 2600억원을 몽땅 날리게 됐다”면서 “대출 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는지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5년 8월 미국 유·가스전 개발업체인 에이티넘에너지에 2억1700만달러(약 2600억원)를 대출해줬으나 해당 광권의 가치는 불과 1년 만에 1/5 이하로 폭락했다.
이와 관련 수출입은행 측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MB정부 자원외교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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