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분실 무마 의혹' 김수남·문무일··· 권익위, 공수처에 수사 의뢰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21-10-05 14:36:48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고소장 위조'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접수했다.
5일 법조계에 다르면 공수처는 김 전 총장 등 9명에 대한 부패신고 자료를 지난 9월29일 넘겨받아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권익위는 올해 7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부터 관련 부패신고를 접수한 뒤 최근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대상 중 김 전 총장 등 4명은 2016년 부산지검 소속 검사였던 윤 모씨의 고소장 위조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윤씨의 사표를 수리해 사건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다.
윤씨는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돼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선고유예를 받았다.
2019년 임 담당관은 고소장 위조 사건 무마 과정이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며 김 전 총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부산지검 압수수색 영장이 3차례에 걸쳐 기각되자, 2020년 4월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들 모두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 함께 이번 부패신고 대상에는 고소장 위조 사건을 덮으려 했던 검사들에 대한 징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당시 검찰 간부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담당관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수처가 없던 시절, 우리가 덮기로 한 걸 누가 감히 들춰볼 수 있겠나"라며 "공수처에 (수사 의뢰가) 접수되었음을 이제 밝힌다"라고 권익위 신고 사실을 밝혔다.
또 이날 자신의 방송 인터뷰가 방영될 것이라 전하며 "공익신고자로서 종전보다 좀 더 자유롭게 인터뷰를 하다보니 발언 수위가 세진 듯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우리 검찰이 바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권익위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을 60일 이내에 수사 종결해야 하며, 10일 안에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공수처는 원칙적으로 권익위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을 다른 조사기관에 이첩할 수 없다.
다만, 공수처가 처리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인정될 때는 권익위와 협의해 이첩할 수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전달받은 자료들을 검토해 입건·이첩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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