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 대면하는 순간 시작이다.
인천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문선경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1-04-13 15:55:13
함께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선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 속 호흡마저도 피해자들을 배려하고 보호하려 애쓰는 느낌을 받는다. 피해자들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 답변 하나가 대체 얼마나 중요한 것이기에 이토록 노력하는 것일까.
범죄피해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보면 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피해상황을 신고하려고 경찰서에 방문한 신고자에게 경찰이 “증거 있어?”, “내가 당신 말만 듣고 어떻게 알아.”라는 식으로 되레 신고자를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는 “확실한 거야?”, “너는 도대체 왜 그랬냐.”는 식으로 질문하며 오히려 피해자가 잘못했다고 느끼게끔 질문을 한다.
이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은 피해자를 대면할 때 갖춰야 하는 행동과 대화의 방법에 대해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현재 대한민국 경찰은 진술분석전문가, 피해자심리전문요원 등 보다 더 기술적인 전문가를 일선에 배치시켜 영화와는 전혀 다르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활동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다.
현장에는 다양한 범죄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피해도 각양각색이다. 또 피해자들의 본질적 특성에도 차이가 있기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는 행동 하나, 말투 하나에도 조심성이 필요하고 실로 엄청난 대화의 기술이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짧은 순간에도 경찰은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를 놓치지 않으려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심리를 탐색하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소명을 지는 자들이다.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치안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로 인해 상처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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