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 AZ 백신 60세 미만 접종 보류

특수학교 종사자 접종도 연기
11월 집단면역 형성 차질 우려
전문가 "중단시 대체재 없어··· 접종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1-04-08 14:58:24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혈전' 논란으로 인해 국내 4월 접종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8∼9일 시작될 예정이던 특수학교 종사자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일정이 연기됐고, 또 현재 진행 중인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도 보류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7일 오후 이번 주 AZ 백신 접종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전문 교직원·간호인력 등 약 7만3271명에 대한 접종이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또한 9일 시작될 예정이던 장애인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결핵·한센인 거주시설, 노숙인시설, 교정시설의 종사자 등 10만9681명에 대한 접종도 보류됐다.

정부는 AZ 백신 접종 후 관찰되는 희귀한 혈전 사례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의 검토 결과를 확인한 후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상반기에 확보한 백신 1808만8000회분 가운데 AZ 백신이 1067만4000회분(59%)으로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백신은 2분기(4∼6월) 특수학교 종사자와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전문 교직원·간호인력, 항공승무원, 교정시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럽 국가들이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일정 연령층에 대해 제한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다른 백신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60세 이하 접종을 완전히 멈출 경우 접종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Z 백신이 작년에 기대도 많이 모으고 초기엔 주목을 받았으나 지금 와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계륵'과 같은 제품이 됐다"며 "정부가 접종률을 높이기보다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종을 목표로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접종 보류 조치가 AZ 백신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려 접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나중에 AZ 백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도 아무도 안 믿게 된다"면서 "국민들이 '문제가 있으니까 접종을 하다가 말다가 한다'고 생각해 불안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MA는 현재 AZ 백신 접종 후 55세 미만의 여성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에 대해 분석하고 있으며, 유럽 현지 시간으로 7∼9일 인과성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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