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전사자 22명 '전사→순직'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委서 사망 구분 변경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20-12-22 15:04:12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강제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가 숨진 계엄군 22명이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변경됐다.
국방부는 지난 18일 제24차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개최해 '5.18 계엄군 전사자' 22명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변경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사망자는 1972년 6월 제정된 '육군 규정 1-31'(전사망자 및 행방불명자 처리)에 따라 전사자로 인정됐다.
이 규정은 전사를 '무장 폭동 및 반란 진압을 위한 행위로 사망하였거나 그 행위로 입은 상이로 사망한 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1997년 대법원이 "5.18 광주시민들의 시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하는 내란 행위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판결해 당시 계엄군 사망자에 대한 전사자 분류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국방부는 국회와 관련 단체 등의 요구를 고려해 이번 위원회에서 군인사법 제54조의 2를 근거로 사망 구분 변경을 재심사했다.
국방부 전공사상심사지원단장인 조진훈 대령은 "재심사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국가기관에서 생산한 문서 13종을 토대로 개별 사망 경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개별 사망 경위는 매·화장 보고서와 사망확인조서, 전사망 확인증 발행대장 등을 비롯해 당시 계엄군의 전투상보, 계엄사와 합참 상황일지, 보안사 속보철,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의 각종 조사 및 현황자료, 군 검찰단의 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해 도출했다.
오인 사격은 계엄군이 책임 지역 인계 후 광주비행장으로 철수하던 중 매복 중이던 보병학교 교도대의 오인사격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폭도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1명은 실종됐다가 시체로 발견된 원인불명 사망으로 나타났다.
상호 오인사격 사망(3명)은 매복 중이던 기갑학교 교도대의 오인사격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번 확인 과정에서 최초 사망 경위와 변동이 없었다.
이번 재심사로 22명의 최초 사망 경위에 적시된 '폭도'라는 말도 사라졌다.
국방부는 "5.18 계엄군 사망자가 대부분 의무복무 중이었던 하위 계급의 군인으로, 엄격한 상명하복의 상황 속에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임무 수행 중 사망했음을 인정해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는 '순직-Ⅱ형'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사자가 순직으로 변경돼도 국가유공자로서의 예우는 바뀌지 않는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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