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성착취 대화방 10여개 운영" 자백

"피해자 50여명" 진술도
警, 18일 검찰 송치키로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20-05-14 15:24:33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n번방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이 14일 ‘n번방’ 첫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결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문씨는 그동안 대화방 10여개를 개설,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제작한 성 착취물을 유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문형욱은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기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린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경찰에 신고되었는데 도와주겠다”며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한 뒤 성 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 넘으면 그때부터 ○○방'을 비롯해 n번방으로 불리는 1∼8번방 등 12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협박해 처음에는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 사진, 동영상 등 모두 3000여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제공조 수사 등으로 피의자를 추적해 문형욱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은 갓갓이 아니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경찰이 수집·분석한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문형욱이 2017년 사용하다가 폐기한 휴대전화가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처음에는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경찰이 수집한 방대한 디지털 자료를 하나씩 제시해나가는 과정에서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가 나오니 심리적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피해자 수는 총 10명이고, 범행기간은 지난해 9월~ 올해 1월로 파악했지만, 문씨가 피해자는 그보다 많은 50여명이며, 2015년 7월께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추가 수사가 필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는 특히 “피해자들이 문화상품권을 받으면 신고하지 않고 말을 잘 듣는 데다 본인이 직접 쓰면 경찰에 잡힐까 봐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받은 90만원 상당 문화상품권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문형욱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재미로 범행을 했다”며 “수사는 계속하겠지만 현재까지 문형욱과 조주빈은 연관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외에도 아동복지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강요와 협박 혐의를 적용해 오는 1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다”이라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문형욱을 비롯해 그동안 디지털 성 착취 사건 제작자와 유포자, 소지자 등 모두 165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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