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의원 ‘집단연수’ 코로나19도 두렵지 않아... 시민들 따가운 ‘눈총’

건설교통위 제주도, 환경경제위 순천만, 기획행정위 시흥·광주광역시 등

이기홍

lkh@siminilbo.co.kr | 2020-10-29 15:31:39

[고양=이기홍 기자] 코로나19 감염자가 두 자리와 세 자릿수를 오르내리고 거의 매일 감염자가 발생하는 고양시 현실에서 긴장하는 정부나 시민들과는 달리 지방의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집단 ‘연수’를 다니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 사진=고양시의회29일 고양시의회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의회 5개 상임위원회는 최근 임시회가 폐회되자마자 각 상임위 별로 ‘시 발전을 위한 타 지자체의 우수사례 현장 견학’을 이유로 ‘연수’를 다녀오거나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조정한 상태지만 29일 0시 기준 125명이 추가되고 28일에 이어 이틀째 세 자릿수 환자가 발생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의회의 5개 상임위 중 건설교통위는 원 도심 재생 현장, 도시재생 뉴딜사업 현장, 유휴시설 디자인 우수 현장 등을 벤치마킹 한다는 명분으로 이미 지난 26~28일까지 시의원 6명, 공무원 4명 등 10명이 446만여 원의 예산을 들여 '연수'를 다녀왔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도시재생 우수 현장을 찾기 위해 굳이 제주도를 연수지로 택한 이유와 도시재생 업무를 총괄하는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에도 별다른 연락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의도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속에도 시의회는 시민들의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28일에는 환경경제위가 3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연수’를 떠났다.

환경경제위는 시의원 7명과 공무원 5명 등 12명이 520만9000원의 예산을 들여 순천만 국가정원과 여수시 환경시설,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등을 견학하는 일정이 짜여졌다.

또 기획행정위는 오는 11월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 동안 시의원 8명과 공무원 5명 등 13명이 525만3000원의 예산을 들여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시흥시와 전주시, 광주광역시의 시설을 견학하는 일정으로 계획돼 있다.

이외에도 문화복지위원회와 의회운영위원회가 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3개 상임위와 비슷한 규모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의원들이 벤치마킹이라고 하는 곳들 순천만 등 사실 관심만 있으면 개인적으로 이미 다녀본 곳도 많을 것인데 이 시국에 ‘연수’라는 이유를 대고 예산을 써가며 꼭 집단행동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의 한 공무원은 “의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연수’에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이 시국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즐겁지만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이지만 의정활동도 중요하기 때문이고 거리두기 1단계로 법적인 범위 내에 계획한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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