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슬로건의 위력’과 표절 시비
‘기득권의 나라를 기회의 나라로’는 표절 다툼 가질 만한 감동스런 슬로건 아냐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1-11-07 15:37:27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 단장) 선거전(選擧戰)에서 ‘슬로건’ 또는 ‘캐치프레이즈’라 함은 기발한 문구에 후보자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담아 미디어 또는 현수막(懸垂幕)이나 구전(口傳) 등을 통해 수많은 유권자와 한꺼번에 소통하면서 감동을 극대화하는 수단이다. 필자는 표절과 관련된 법리 연구자가 아닌 슬로건의 본질(효용)을 탐구하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써 위의 슬로건이 표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각설하고, 위 슬로건이 과연 ‘표절 다툼을 가질 만한 감동스런(진귀한) 슬로건인지에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이 슬로건(구절)은 언론에서 기사의 타이틀 정도로 삼을 격(格)일 뿐 어느 당, 어느 후보가 사용하든 선거용 고급 슬로건으로는 그리 탐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우선, 김동연 후보 측에서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 바꾸겠다’고 하거나 윤석열 후보 측에서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바꾸겠다’고 하여 대중이 감격하리라 보는가? 두 후보는 고위관료를 지낸 ‘세상이 다 아는 기득권층’이다. 김 후보와 윤 후보가 ‘기득권을 혐오하는 듯한’ 이런 류의 슬로건을 내놓는 것은 정말 멋도 맛도 없는 이설(異說)로 들리지 않을까? 이는 필자 만의 느낌이 아니라 본다. 특히 위 두 슬로건은 자칫 모든 기득권을 불법·부당한 권리로 치부(매도)하거나 기득권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갈등케 할 소지가 있는 ‘위태한 슬로건’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불법·부당한 기득권과의 전쟁’이라는 보다 구체성 있는 표현이라면 오해할 일 없이 쏙 들릴 듯 하다. 뿐만아니다.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 바꾸겠다’거나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바꾸겠다’는 표현은 둘다 단어나 음절 구성면에서 귀와 입에 착 달라 붙지 않는 감이 있다. 따라서 전파력과 감응도(感應度)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불완전 슬로건’을 놓고 대선 캠프 간에 표절 시비를 갖는 것은 매우 부질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떤 슬로건들이 당선의 주역이 될지 기대된다. *김종식 소장 프로필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단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퇴임),경찰학개론강의10년/저서:선거·현실적접근,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경찰학개론,정보론,各國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공인탐정법)의明暗/사회분야(탐정·치안·국민안전) 5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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