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에 "짐승보다 못하다" 막말 사위… 2심서도 '노인학대 혐의' 무죄

문찬식 기자

mcs@siminilbo.co.kr | 2021-01-10 18:10:50

[인천=문찬식 기자] 장모에게 "짐승보다 못하다"며 윽박질렀다가 노인학대 혐의로 기소된 사위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이세창 부장판사)는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5월19일 오후 11시30분경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장모 B(73)씨에게 폭언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거실에 있던 자신의 흔들의자를 만졌다는 이유로 장모에게 안방에서 나오라며 소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안방에 들어가 나오려고 하지 않자 방문을 발로 차며 "장모님 나오세요. 빨리. 내가 들어가요. 좋은 말 할 때 빨리요"라고 윽박질렀다.

또한 A씨는 "이 여자가 진짜. 짐승보다 못하네. 부모 같아야죠"와 같은 발언도 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2단독 서호원 판사는 당시 A씨의 발언이 부적절한 언행에 해당하지만, 학대로는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 판사는 "당시 전후 상황과 녹음된 대화 내용을 보면 '방에서 나와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피고인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에서 나오지 않으면 위해를 가하겠다는 뜻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1심 판결에 위법성이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폭언을 하거나 위협한 게 아니고 다투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며 "당시 피해자가 자신의 딸인 피고인의 아내를 밀쳤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일부 발언을 한 사정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지속해서 폭언이나 협박을 했다거나 B씨를 유기하거나 방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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