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먹자골목 화재… 점포 9곳 태워
발생 2시간42분만에 진화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 키워
연합뉴스
| 2022-03-21 09:25:48
19일 오전 11시25분경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에서 불이 나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주택을 포함한 건물 8곳이 모두 타고 점포 1곳이 일부 타는 등 모두 9곳의 건물이 피해를 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변에 있던 70명이 대피했으며, 가게에서 숙식해오던 상인 등 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원 127명과 장비 34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2시간42분 만인 오후 2시7분경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맨 처음 불이 난 가게는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채운 '샌드위치 패널' 소재를 이용해 지은 건물이었다. 이 자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대형물류 창고 등의 마감재로 널리 사용되지만, 가연성이 높아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6월 소방관 1명이 순직한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지난해 12월 수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청량리농수산물시장 화재 때도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피해 점포들이 무허가 건물들이라며 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골목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마장동 소 도축장 일대 정리사업을 하면서 형성됐다"며 "시책에 따라 무허가 건물들을 한곳에 몰아넣다 보니 이 골목이 들어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도 강제 철거를 하지 않고, 이행강제금이나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해당 점포들도 월 약 30만원씩, 연 360만원 정도의 변상금을 오랜 기간 부과받아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갑작스러운 화재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피해를 본 상인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화재 현장 맞은편에 있는 정육점에서 일하는 양시우(17)씨는 "매대에 서 있는데 맞은 편에서 갑자기 검은 연기가 훅 치솟았다. 그 뒤로 불꽃이 일더니 손님들이 뛰쳐나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송봉준(47)씨는 "먹자골목에 있는 가게가 전부 40∼50년씩 된 가게다"라며 "주로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서 가게를 운영하시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식당 사이에 설치된 전기 설비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르면 22일 합동 감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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