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리재명, 역사 흐름 바꿀 위인 아냐” 혹평...정부 여당, 확전 자제
대통령실 ”李 정부 선제적 조치, 일방 아닌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 위한 것”
與 김영배 “한미정상 회담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북한 문제 다뤄달라는 요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5-08-20 09:55:54
앞서 김여정은 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면서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 외무성 주요 국장들에게 김정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하는 회의에서 “확실히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모두발언을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받아치면서 혹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문재인에서 윤석열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 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변함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도 적대감을 드러냈다.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인 셈이다.
김여정은 지난 18일 시작된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서도 ‘침략 전쟁 연습‘이라고 맹비난하면서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령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연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특히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립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며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외교전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맞대응을 피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확실하게 관리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로드맵"이라고 이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호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역시 북한과의 관계 관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남북 평화체제를 관리하면서 동북아 공동 번영의 기회를 모색하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이 9.19 군사합의 선제적 복원 가능성을 비난한 데 대해서는 “우리의 비핵화 기조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약간의 노이즈로 존재감을 드러내 북한 문제를 의제로 올려달라는 요구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미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방미단의 일원으로 미국에 다녀왔던 김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미국에서 양론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실세인 콜비 국방차관은 북한핵을 인정하고 군축으로 가야한다고 했고 현실적으로 비핵화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지만 ’비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라는 백악관 발표를 분명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 번 그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문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끼어 있기 때문에 종전으로 가는 협상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 한반도의 남북관계 진전에 미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될 지 여부가 더 중요한 관심사다”라고 강조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