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 대상과 범위는 어떻게 가름되는가? [탐정학술칼럼 제6회]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6-03-03 09:58:50
(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 대상과 범위는 어떻게 가름되는가?
우리나라에서도 ‘개별법(개별 사건 법률)과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20년 8월 5일부터 ‘탐정’이란 용어를 업(業)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탐정의 직업화에 물꼬가 트였다. 이로 전국적으로 창업, 겸업, 부업 등의 형태로 현재 1만 2천여 명이 탐정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kpisl 추산).
하지만 탐정(업)의 업무 범위 등을 정하게 될 법률(가칭, 탐정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라 즉, ‘탐정의 직업화는 가능해졌으나 아직 법제화 이전이라’ 어떤 것을 탐정의 업무로 삼아야 할지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이에 이 장에서는 세계적으로 탐정업은 어떤 형태로 관리되고 있는지와 지금의 한국형 탐정(업)이 법제화가 되건 안되건 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것을 가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탐정업 업무와 그 범위’를 정하는 두 가지 세계적 모델
세계적으로 탐정(업)의 업무 대상과 그 범위를 정함에는 ‘법률로 열거한 일’만 할 수 있게 하는 열거주의(포지티브·Positive)형과 ‘하지 말라고 금지한 것 이외에는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개괄주의(네거티브·Negative)형으로 대별된다.
첫째, ‘열거주의(列擧主義)’ 모델은 일반적으로 탐정의 업무 범주(範疇)를 협소하게 정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는 탐정(업)의 영업상황 등 업태를 관리·감독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탐정(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지극히 미미(微微)하다는 점에서 “탐정의 역할을 명실상부한 ‘생활편익도모수단’으로 기대”해 온 시민들의 욕구에 크게 미치지 못해 자연히 ‘음성적 탐정 활동’을 불러오게 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로 열거주의 모델을 일컬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거나 ‘무늬만 탐정’, ‘있으나 마나한 탐정’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대개의 나라가 개괄주의 또는 ‘확장된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제17대 국회부터 지난 21대 국회까지 발의 되었다가 회기 종료 등으로 폐기된 15건의 법안이 거의 하나 같이 탐정의 역할을 세계 어디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최소한으로 압축한 열거주의’ 입법에 관심을 두어 왔다. 이에 많은 탐정인들은 ‘중도 소도 아닌 그런 반쪽짜리 탐정(업) 법제화를 반겨야 할지 반대에 나서야 할지 한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제22대 국회에서 새로이 발의된 탐정 관련 법안은 현재 없음).
미국의 경우 주(州)의 성격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그 허용 범위가 만능(萬能)에 가까우리만큼 광범위하여 사실상 개괄주의 업무 범위와 별 다르지 않은 바(플로리다 주 법령집 Florida Statues Chapter 493.6101 등 참조), 미국 탐정의 업무 범위를 일컬어 ‘열거주의를 통한 개괄주의의 실현’ 또는 ‘사실상의 개괄주의’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둘째, ‘개괄주의(槪括主義)’ 모델은 ‘폭넓은 서비스’ 제공을 희망하는 탐정(업)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고자 하는 시민(의뢰자)의 바램을 함께 충족하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탐정(업)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는 곧 탐정(업)과 경찰, 변호사 등과의 협업 활성화로 이어져 탐정제도의 실질적 효과 거양을 기대할 수 있으나, 탐정(업)의 과욕을 제어할 실효적 관리·감독 체계 미구축 시 인접직역 침해(변호사법 및 신용정보법 위반) 등 탐정의 일탈 통제가 지난(至難)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개의 선진국 특히 탐정을 모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하나같이 개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탐정대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경우 탐정의 업무를 세세히 정하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개별법에서 금하고 있는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대원칙 하나만을 금지 사항으로 제시하고 있으나(전형적인 개괄주의), ‘탐정으로부터 직역(職域)이 침해 당했다’거나 ‘탐정 때문에 사생활이 불편해 못살겠다’는 불만은 ‘가뭄에 콩 나듯’ 그리 흔치 않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21대 국회에서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 했던 ‘탐정업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유일하게 개괄주의를 지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동 법안 제2조 1호 ‘업무범위’ 참조).
2. K-탐정(한국형 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탐정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하면 안되는 일’의 대상과 범위를 ‘열거주의(포지티브)’로 하건, ‘개괄주의(네거티브)’로 하건 명시적으로 획정(劃定)한 법률이 있으면 1차적으로 그에 따르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탐정의 직업화는 가능해졌으나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업무의 대상이나 범위를 확연히 제시할 근거나 그럴 기관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 만큼은 판례와 법리 그리고 학술 차원에서 상당하게 정합된다는 점이며, 그것이 바로 ①‘개별법(개별 사건 법률)에 저촉되는 일’과 ②‘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일’ ③‘조리(條理, 사회상규)에 반하는 일’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세 가지 준칙이라 하겠다. 특히 이 세 가지 기준은 ‘하면 안되는 일’ 또는 ‘할 수 있는 일’ 어느 쪽을 논하건 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논리라는 점에서 이 기준에 대한 탐정인들의 많은 관심과 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럼 여기서 개별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탐정(업)이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일들과 그러한 행위가 어떤 개별법에 저촉되는지를 연결지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하면 안되는 일: 예시>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스토킹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행위–스토킹범죄처벌법(약칭) ◦상행위로 생긴 금전채권, 판결 등에 따라 권원이 인정된 민사채권 등을 추심하는 행위–신용정보법(약칭)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취득·누설 또는 제공받는 행위-개인정보보호법 ◦개인위치정보를 불법으로 수집·이용·제공한자 및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 받은자–위치정보법(약칭) ◦도청 및 불법녹취 등–통신비밀보호법 ◦불법정보 및 허위조작정보의 유통 등-정보통신망법(약칭) ◦일반의 법률사건 취급–변호사법(제109조 1호 마목) ◦초상권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 불법행위–민법(손해배상) ◦검사대상자의 동의 없는 유전자(DNA) 검사 대행–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그 등본이나 초본을 교부 받는 행위–주민등록법 위반 등이 실정법(개별법)상 탐정이 ‘하면 안되는 대표적인 행위들’이다.
그 밖에 ‘타인의 정당한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나 조리(條理)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만약 이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경우 그에 상응한 민·형사상 책임 또는 도덕적 비난이 따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주로 타인의 프라이버시나, 재산, 평온, 영업, 안전이나 자유 등을 해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고소·고발·손해배상청구 등의 형태로 시비를 가리게 된다.
(2) K-탐정이 ‘할 수 있는 일’
앞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탐정의 직업화는 가능해졌으나 (가칭)탐정업 관리법 제정 등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업무의 대상이나 범위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문헌이나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탐정이 ‘하면 안되는 일’은 판례와 법리, 학술 등으로 상당하게 가름되고 있는 바, “‘하면 안되는 일’ 이외의 일은 일단 탐정의 업무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논리에 접근하게 된다(*헌법재판소 2018.6.28. 헌법소원사건 판시 참조).
그런 측면에서 ‘하면 안되는 일’의 기준을 뒤집어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답이 나온다. 즉, ‘할 수 없는 일의 기준이라 할 ①‘개별법에 저촉되는 일’과 ②‘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일’ ③‘조리에 반하는 일’을 반대로 고쳐 말해보자(저촉되는 일->저촉 안 되는 일, 침해 소지가 있는 일->침해소지가 없는 일, 조리에 반하는 일->조리에 반하지 않는 일로 변환하면 ‘할 수 없는 일’이 ‘할 수 있는 일’로 바뀌게 된다).
결론적으로 탐정이 ‘할 수 있는 일’은 ①‘개별법에 저촉되지 않는 일’과 ②‘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없는 일’ ③‘조리에 반하지 않는 일’이라 하겠다. 그럼 여기에 해당하는 탐정(업)의 업무와 그 범위에 해당하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빈도(頻度)가 높은 유형을 중심으로 제시해 본다.
<할 수 있는 일: 예시>
◦사람찾기(18세 미만 가출인 ‘소재 확인’ 및 18세 이상 성인가출인 ‘생사 확인’ 등 실종자·잠적자 찾기) ◦의뢰자의 배우자 부정행위 단서 또는 정황 포착 ◦변호사 선임을 위한 준비행위로써의 소송자료 수집과 소송 중인 사건 관련 탄핵증거 수집 ◦채용 또는 혼인이나 계약, 상거래 등 예정자의 소행·행적·세평 파악 ◦인적·물적 가짜 탐지(신분세탁·짝퉁 등) ◦기업이나 가정, 개인 등을 향한 위해 요소 탐지 ◦기업의 영업비밀 유출 및 산업스파이 탐지 ◦뺑소니 등 범죄 현장 목격자 찾기 ◦특정 단서나 증거 확보를 위한 절제된 미행·잠복·관찰 ◦도품(盜品) 및 유·분실물 찾기(2018.6.28. 헌법재판소가 판시를 통해 적시한 전형적인 탐정의 업무) ◦공익침해행위 탐지 및 제보·고발(주가조작, 회계부정, 탙세 및 재산도피, 마약밀매, 공직선거법 위반행위 등) ◦기타 각종 사건·사고·분쟁 해결에 유용한 자료 수집 등이 현재 K-탐정(업)의 업무로 불가능하지 않다 하겠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공익정보탐정단장,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65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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