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침대 축구’ 꼴불견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5-17 10:36:35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침대 축구를 하며 검증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침대 축구’는 꼴불견이다.
그런데도 회피하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토론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게 한계다.
실제로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관위 산하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1회 이상의 후보자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1번만 토론회에 나서면 되는 것이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모든 토론회를 거부하고, 사전투표 시작 7시간 전인 28일 밤 11시에 한 차례만 방송토론회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다.
그나마 그것도 어길 경우에 내려지는 건 과태료 처분뿐이다. 토론회에 자신이 없으면 과태료를 물고 그 한 번의 토론회마저 안 나가면 그만인 것이다. 즉 법에서 정한 1회 토론조차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오세훈(서울)·양향자(경기)·유정복(인천)·김영환(충북)·이정현(전남광주통합특별시) 후보 등은 최근 개별적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토론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오세훈 후보는 지난 14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사회를 맡고 친여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의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시해도 괜찮다면서 ‘무조건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후보 쪽에선 묵묵부답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토론을 거부하고 사실상 '침대 축구'에 돌입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며칠만 조용히 버티면 선거를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인 것 같다.
실제로 정원오 후보가 자신의 과거 음주 폭행 사건 전과에 대해 공세 중인 오세훈 후보에게 “보수의 품격을 배우라”고 날을 세웠다가 “토론을 피하는 정치가 가장 저급한 정치”라고 되받아친 오세훈 후보에게 아무런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
오 후보는 “민주주의 정치에서 가장 품격 있는 선거운동은 바로 토론”이라며 “말로만 정책으로 승부를 내자고 하지 마시고 토론에 응하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선 직후 지방선거는 보통 '대통령의 얼굴'로 치른다.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도가 여당 후보 지지율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구청장 출신 최초의 서울시장 후보인 정원오 후보는 5선에 도전 중인 오 시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나 중량감이 떨어지는데도 대통령 덕분에 '오세훈의 대항마'로 떠올라 순식간에 당내 중진급 경쟁자들을 제쳤다.
그러나 지지율 격차가 급격하게 좁혀지는 등 인물론이 부각하면서 오세훈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의 키워드는 단연 '부동산'이다. 추격자인 오세훈 후보가 양자 토론을 하자며 가장 맹렬히 압박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재건축·재개발과 대출을 옥죄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권의 연장 선상에 있으며, 정 후보 당선은 곧 '박원순 시즌2'가 될 거란 게 오 후보 측 주장이다.
이에 정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통합지원을 통한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으며 재반격 중이지만 토론을 회피하는 탓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자신 있으면 토론에 응할 텐데 회피하는 걸 보면 정 후보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온다. 이런 인식이 굳어지면 정원오 후보는 필패다.
이제는 정원오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만 믿고 계속 침대 축구로 시간만 끄는 게 유리한지, 아니면 자신의 정책을 들고 당당하게 오세훈 후보와 맞서 토론에 임하는 게 유리한지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정 후보가 짊어져야 한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덜컥’ 토론에 임했다가 크게 망신을 당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선방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가 ‘토론회’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라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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