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野 이재명 향한 강민구-정청래 충성 경쟁 맹폭
성일종 "낯 뜨거운 아부 경쟁...이어받을 李 정신, 뭔가"
전주혜 "野 최고위, 李 찬양가...북한에서나 가능한 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6-20 10:45:17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강민구 최고위원), "역사에 기록될 당헌당규 개정은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정청래 최고위원) 등의 발언이 자초한 결과다.
실제 이 대표 지명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강민구 최고위원은 전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충심을 드러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근 마무리된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ㆍ당규 개정 작업을 언급하면서 "역사는 민주당의 이번 일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낯 뜨거운 아부와 충성 경쟁이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며 "DJ도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사당화하진 않았다"고 비판했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중앙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위증교사, 검사사칭 등 부정부패 혐의로 주 4회 법정에 서야 하는 사람에게 이어받을 정신이 무엇이냐"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나라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아첨꾼들만 즐비한 민주당에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비대위원도 같은 회의에서 "민주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최고위에서 이재명 찬양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은 북한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당 대표 개인 비리 하나 덮자고 당헌 당규를 마구 개정하고, 이제는 사법부마저 겁박하며 형사 피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민주당으로 가고자 한다면 결국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운명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급기야 한 최고위원 입에서 나온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낯 뜨거운 찬사는 사당화된 민주당의 현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강민구 최고위원을 겨냥하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이대표 찬가'를 겨냥해 "아바이 수령, 이재명 주석 만세"라며 아시아 군주국가의 기년법인 연호(年號) 비유로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꼬았다.
그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의 시대'이니 연호도 써야지. 재명 2년"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전날에는 호준석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이재명 사당이 된 민주당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명사부일체'에 '명비어천가' 수준"이라고 비난했고 정광재 대변인도 CBS 라디오에서 "낯이 뜨겁다. 위대한 조선노동당 중앙당대회 개회사냐"며 "충성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민구 최고위원은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며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하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최고위에서 한 발언이, 전국뉴스로 떠들썩하다. 국민의 힘마저 가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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