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관련 尹대통령-이종섭 통화 의혹 제기에
野 정청래 “朴 탄핵 때 태블릿PC처럼 스모킹 건 될 수도"
대통령실 "통화, 자연스러운 일...문제 지적에 동의 못해"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4-05-29 10:59:42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9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사이의 통화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 카드를 들고 나왔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부적절한 전화 통화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태블릿 PC처럼 탄핵의 스모킹건이자 트리거가 될 것인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탄핵 열차 기적 소리가 울리고 있다"고 ‘탄핵’을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세차례 통화 기록이 나왔으니 통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만 밝히면 수사외압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이쯤되면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즉각 수사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은)의심받기 충분한 짓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 전 장관에게 윤 대통령과 통화했냐고 물으니 '통화한 적 없다'고 얘기했다"며 "이건 철저한 위증이고 증거인멸"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 전 장관에게 수사외압(지시)한 것은 위법이고 불법 아니냐.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일을 시켰으니 직권남용"이라며 "공정하지 못했으니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을 향해 "그 날 했던 (윤 대통령과의)대화 내용을 이야기하라"며 "세상에 비밀은 없다. 당신의 유죄는 모두 입증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에 통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통화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8월2일 이 전 장관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세차례 통화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낮 12시7분, 12시43분, 12시57분으로 1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3번이나 전화를 건 것이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사건 자료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는데 반나절만인 오후 7시20분에 국방부 검찰단이 자료를 회수한 날이다.
대통령실이 군 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기 시작한 건 박 전 단장이 이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한 지난 2023년 7월30일부터다. 이 전 장관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박진희 전 보좌관은 7월30일 오후 5시39분쯤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통화했다.
그 다음 날인 31일에는 오후 1시24분부터 3시50분까지 임 전 비서관과 4차례 더 통화했다.
박 전 보좌관은 통화 전후 김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이첩 보류 ▲혐의자 축소 등을 요청했다.
“(이 전 장관이)우즈벡(우즈베키스탄)에 있다. 빨라야 8월10일 이후 이첩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의뢰, 지휘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다.
이날은 이 전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한 날이기도 하다.
이 전 장관도 이날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온 전화를 받아 168초 동안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비서관은 이날 김 사령관과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대통령실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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