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만찬, 與 '국정조사 합의' 갈등 봉합될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11-27 11:03:44

친윤 반발에도 尹 대통령, 주호영에 "고생많다" 포옹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관저 만찬' 회동을 계기로 최근 잇따라 불거진 여권 내 갈등이 사그라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최종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당내 불만이 적지 않게 불거졌다”며 “국정조사를 '참사 정쟁화'의 수단으로 활용해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 의도가 분명하고, 국정조사 대상에 대통령실이나 대검찰청이 포함된 점 등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반발이 분출된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 원내사령탑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로 입장을 선회한 지난 23일 당 의총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본회의 표결로 이어졌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가 재석의원 254명 중 220명(86.6%)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다.


민주당 전원 찬성에 반대표(13명)와 기권표(21명) 대부분은 국민의힘 친윤계 인사들이었다.


장제원·이용·윤한홍 의원 등은 반대표를, 유상범·박수영 의원 등은 기권표를, 권성동·정점식·이철규 의원 등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이진복 정무수석이 여야 합의에 불만을 표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해석됐다.


주 원내대표와 친윤계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당시 운영위원장이었던 주 원내대표가 필담을 나누다 야당의 공격을 받던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조치하자 장제원·이용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장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주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하다"고 했고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강기정 정무수석은 운영위에서 더하지 않았느냐"고 주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지난 9월 친윤계 일부의 요청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주 원내대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용호 의원과의 경선에서 불과 19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 7월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주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고총을 토로했다는 이야기도 당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당초 차기 당대표 출마까지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국정조사 합의 논란으로 사실상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윤 대통령의 '관저 만찬 회동'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만찬 당시 윤 대통령이 주호영 원내대표에 다가가 "정말 고생 많으시다"고 격려한 뒤 포옹한 것을 두고 일각의 우려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스킨십을 통해 현 지도부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이를 계기로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를 재차 들고나오는 등 대여 강공 태세로 돌아선 데 맞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내달 초 발족을 앞두고 있는 친윤계 의원들의 공부모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모임 명칭으로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유력시됐지만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해 물의를 빚은 인터넷 매체와 같은 이름이어서 명칭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약 65명의 의원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내년도 예산 심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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