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일제강점기 '내신일체' 떠올라"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03-19 11:14:03
"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치고 매달려"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최근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17일 "일제강점기 시절 '내선일체'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국익과 일본의 국익이 사실상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한 집에 사는 부부도 365일 24시간 같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과 우리가 과거에 그런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일본과 우리가 그렇게 같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며 "조선과 일본은 같다는 말인 '내선일체'와 뭐가 다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기시다 (일본)총리의 발언에서 사과와 반성이라는 말이 나올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봤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 했는데 뭐라도 하겠지 하는 심정이었는데 정말 전혀 안 하더라"라며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구상권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가해자인 일본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매달리는 굴욕외교"라고 비난했다.
그는 '일종의 대일 햇볕정책'이라는 여권의 분석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은 걸 갖다 붙인다고 해도 그게 잘 해소되지 않는다"라며 "북한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일본과)같은 잣대, 같은 기준으로 대는 게 맞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단이라는 건 어려운 걸 결단하는 거지 이건 너무 쉬운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한일 간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했다면 앞선 문재인 정부 때는 수백, 수천번은 더 했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5대 원칙을 갖고 있었다. 피해자 중심, 강제 징용에 대한 원칙들이었는데 그 원칙 하에 협상에 임하다보니 일본이 제안을 한 적도 있다"며 "일본의 제안이 지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제안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선물을 줘도 너무 주셨다"며 "저희가 왜 지소미아 연장을 보류했냐면 일본이 2019년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국에서 배제했다.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한 것인데 논리적으로 보면 지소미아라는 건 군사기밀을 상호 공유하는 협정 아닌가. 상대가 우리를 적대국으로 간주하는데 우리가 군사 기밀을 준다는 건 안 맞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걸 아무 조건 없이 날름 그냥 정상화시키겠다는 건 주머니 탈탈 털린 것"이라며 "일본의 선조치가 있어야 우리가 하는 거지, 가해자는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가 나서서 주머니 털어가면서 왜 그렇게 굴욕적인 회담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만남이 중요한 건 청춘들이나 중요한 거지, 정상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셔틀외교 복원을 계속 성과라고 얘기하는데 셔틀외교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셔틀외교를 통해 무엇을 담아낼 거냐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 못하고 입장문 하나 발표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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