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폐지 등 윤석열 ‘튀는 구호'에 "분열정치" 지적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1-09 11:22:30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당내 갈등을 봉합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고죄 처벌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등 '튀는 구호'를 방출하면서 지지율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오히려 지지층 분열을 초래한다는 당 안팎 지적에 치이는 형국이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집토끼 단속에 주력하느라 중도층 지지세를 모두 이재명 후보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9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이준석 대표와 하태경 의원이 주장해 온 이들 구호들이 '반페미니즘'을 선호하는 일부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지만 특정 성별 세대에 치우쳐있는 만큼 전체 지지세 분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중도층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조수진 최고위원도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부처나 제도는 필요없다는 식으로 젠더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표를 취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분열 정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국민을 무슨 남초 사이트 회원들로 아는 것 같다"면서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일부 이대남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에 윤석열 후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신지예 대신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 대신 '이핵관'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힌 뒤 "윤 후보는 진짜 연기만 하나보다"라며 "갑자기 여성가족부 폐지라니 그 연기가 너무 성의가 없고, 준비 부족에 즉흥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음 공약은 지각하지 않기, '폰담회' 금지, 술 끊기, 6자, 5자, 3자, 이런 것들인가"라며 "윤 후보에게서 여러 국가정책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비전이 정말 안 보인다. 다양한 현안에 별생각 없고, 소신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제는 김종인에 휘둘리고, 어제는 '윤핵관'에 휘둘리고, 오늘은 '이핵관'에 휘둘리고 내일은 또 누구에 휘둘릴까 걱정스럽다"며 "갈대 같은 윤 후보, 그저 바람이 불지 않기를 바란다. 이준석 대표의 무운을 빈다"고 비아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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