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으로 비화한 ‘명·청 갈등’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3-11 11:22:42
명·청 갈등이 급기야 폭로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말았다.
이제는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진보진영 ’빅스피커‘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정부 고위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에게 '대통령 뜻이니 공소를 취소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나온 것.
실제로 MBC 출신인 장인수 전 기자는 10일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정부 고위관계자가 매우 최근 고위 검사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였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 씨는 "공소 취소를 해줘라?"라고 물었고, 장 씨는 "'해줘라'라는 뜻을 고위 검사 다수에게 전달했다"고 재차 말했다.
장 씨는 '법무부에서 하면 되는데 왜 따로 (메시지를 보냈는가)'라는 질문에 "그 문자를 받은 고위 검사가 '차라리 절차와 계통을 밟아서 정식으로 지휘하셔라'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이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사실이라면 이재명 대통령과 현 정부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라며 각종 선전 선동 창구로 활용해 온 김어준 방송에서 왜 이런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을까?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민주당은 곧바로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어준 씨의 지원을 받는 정청래 대표가 맞붙는 치열한 당권 싸움이 예상된다.
김어준 방송에서 터진 이런 폭로는 김민석 총리의 힘을 빼고 정청래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의 싸움은 시작됐다.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딴지게시판’에선 “장 전 기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완수사권을 두고 이 대통령이 검찰과 거래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대통령 입만 바라보면 안 된다”는 글이 이어졌다.
반면 친명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선 “김어준 해보자는 거냐”, “가짜뉴스를 유포한 장 전 기자를 고발해야 한다”는 반발 글이 잇따랐다.
특히 친명계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어준을 겨냥 "이제는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냐"며 "증거도 없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이런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비판이 아니다. 노골적인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미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은 11일 특검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를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 도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둘러싼 정부·검찰 뒷거래설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권력형 비리이고, 만약 음모론에 불과하다면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방송에서 퇴출해야 마땅하다.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건 딱 떨어지는 범죄"라며 "야당발 주장도 아니고 민주당 정권의 상왕인 김어준 방송 발이니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특히 이 대통령이 관여했다면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다.
이재명 정권이 무너진다면 야당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갈등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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