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정근 개인일탈" 선 긋더니 "책임 통감" 선회 배경에 관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4-23 11:25:28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이정근 전 사무총장의 '개인일탈'을 주장했던 기존의 입장과는 결을 달리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오후 3시)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이 톤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처음 청구한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과 관련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돈봉투 의혹' 사건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중 이른바 ‘이정근 녹취파일’이 확보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난 12일 대대적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소환조사·구속영장 청구까지 ‘속도전’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 전 감사가 불법 자금 총 9400만 원 중 8000만 원을 대전 지역 사업가 등으로부터 조달했고 이 중 6000만 원이 윤관석 의원을 통해 같은 당 의원 10∼20명에게 전달한 상황을 포착했다.
선거운동 독려 등을 목적으로 지역상황 실장들에게 총 2000만 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총 1400만 원이 전달되는 과정도 강씨가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1일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없다’며 강 전 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당초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일탈이라고 선을 긋던 송 전 대표가 책임을 자인하며 '귀국 후 자진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검찰 부담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파리 현지 기자회견에서 돈봉투를 인지했는지에 질문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 발언을 유지하느냐’는 데 대해서는 “예, 그렇다”면서 “(당 대표 후보 시절) 30분 단위로 정신 없이 뛰어다닐 때다. 후보가 그런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강 전 위원에 대해서는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전당대회 때에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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