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위원장 인물난에 표류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10-22 11:32:26

공들인 인사들 대부분 고사...윤희숙-하태경 거론에 김기현 무반응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2기 체제'를 출범시킨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 쇄신의 첫 단추인 혁신위원회 구성이 혁신위원장 인물난에 표류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2일 “김기현 대표가 정치권, 경제계, 학계 등의 다양한 인사를 후보군으로 두고 위원장감을 찾고 있다”며 “그러나 혁신적 이미지와 당무 이해도를 두루 갖춘 인사를 찾는 것이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렵다”고 전했다.


설사 적합한 인사를 찾아 접촉하더라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지도부는 선거패배 후 열흘이 지나도록 위원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혁신위원장 후보군으로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이 거론됐다. 그 외 다른 외부인사들도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후보군은 대체로 가족 문제나 다른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공을 많이 들인 한 외부인사는 결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요구했지만, 인선이 급박한 상황이다 보니 성사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지도부에서도 '구인난'을 토로하는 김 대표에게 사고의 전환을 건의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지도부 비공개 간담회에서 "(여론이) 출렁일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


한 영남 지역구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동종교배가 아니라 이종교배가 필요한 상황 아니냐"며 "정말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혁신위를 맡아야 당이 산다. 이런 점을 김 대표가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희숙, 하태경 정도의 '파격 인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대표는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두 사람이 혁신위원장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선 급하게 인선을 해 '탈'이 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최적의 인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을 수습하기 위해 띄운 혁신위가 이래경 위원장의 임명 9시간 만의 낙마에 이어 김은경 위원장의 잦은 설화에 개인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성과 없이 끝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도부 비공개 간담회 때 "할 거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애초 오는 23일 혁신위 출범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위원장 임명 후 위원 구성 등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출범은 이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위원장을 찾더라도 내년 총선 공천 영향력을 포함해 혁신위 권한을 어디까지 할지, 활동 기간을 언제까지 설정할지 등 난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2기 지도부 인선에 대한 실망감만큼 혁신위에는 전권을 주는 등 파격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2기 지도부는 친윤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당 요직인 사무총장에 영남권 인사인 이만희 의원이 임명되면서 당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모두 영남권 인사로 구성된 것도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현시점에서 혁신위원장의 성격이 모호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재신임을 받았지만, 김기현 대표 체제가 불안하다는 것도 혁신위 구성에 난항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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