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통 논쟁'과 ‘파묘 현상’으로 얼룩진 與 전대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7-05 11:36:38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3파전'으로 당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더니 급기야 '적통 논쟁'에 ‘파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국회로 돌아오면서 "정청래 전 대표가 두 번 할 필요가 있냐"라고 저격하면서, 곧바로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사이 전선이 형성됐다.
실제로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총리를 하다 대표할 필요는 있냐"고 맞받아쳤다.
정청래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은 '적통 논쟁'으로 각을 세웠다.
정청래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위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노사모 출신'임을 강조한 게, 적통 논쟁의 단초가 됐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정 전 대표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정 전 대표가 봉하마을 빈소를 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송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정정한다"고 사과하면서도 이번에는 정 전 대표가 참여정부 때 한미FTA 반대 선봉에 섰다고 다시 공세를 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공방은 김민석 전 총리에게도 번졌다.
2002년 후보 단일화 협의회, 이른바 '후단협' 사태가 소환된 것이다.
'후단협' 사태는 당시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를 요구하며 집단 탈당한 사태를 일컫는데, 당시 김 전 총리는 정몽준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후단협' 소속은 아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충정에서 한 것이고 합리적 판단이라고 정리해주셨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당권 경쟁'은 노선 경쟁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심지어 그는 '철거'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기존 민주당을 허물고 '새집 짓기'에 나섰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됐다.
일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전통적 지지층'과 이른바 '뉴이재명' 을 둘러싸고 '멸칭'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주고받으며 신경전이 격화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파묘'와 '적통 논쟁'으로 시작된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민주당이 화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과 이낙연 사이에 깊은 골이 생겨 분열했듯이 친명과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친청계가 심리적으로 갈라서는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실제로 김민석 전 총리나 송영길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친문 폐족’이 현실화 할 수도 있다.
즉 다음 총선에서 몇 남지 않은 친문 세력이 공천을 받지 못해 전멸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과거 ‘친노 폐족’을 연상하게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유시민 작가와 유투버 김어준 씨와 조국 전 대표 등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정청래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이유다.
반대로 정청래 대표가 승리하면, ‘친명횡사’ ‘친문횡재‘ 공천이 현실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국정 지지도 추락으로 힘을 잃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 장악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레임덕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내 문제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김민석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이런 극단적인 여당의 분열양상은 정청래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더욱 심화할 것이다.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대립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누가 더 힘이 셀까?
통상적이라면 취임 1년의 대통령 권한이 더 크겠지만, 지금은 국정 지지도가 4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른 상황인 만큼 미래권력인 집권당 대표 권한이 더 클 것이다.
이에 따라 당·청 간 혼선이 잇따를 것이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러 가지로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집권 세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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