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의 표명 평가 엇갈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06-28 11:46:04

권성동 “권력 지키려 의무 저버린 치안 사보타주”
황운하 “불가피…경찰 중립 못 지킨 충정의 발로”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기 의무를 저버린 ‘치안 사보타주(고의적 방해 행위)’”라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청장이 퇴임 20일을 앞두고 사퇴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청장은 전날 행정안전부 경찰지원부서 신설에 반발해 사의를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경찰은 수사권·정보권·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다. 검수완박 이후 경찰 권한이 무소불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행정안전부 경찰행정지원부서 신설은 비대해진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 내부와 정치권, 시민단체에서는 경찰 독립성·중립성을 해친다고 한다”며 “정부가 경찰 장악하려 한다, 유신과 5공화국 회귀라는 등 억측과 선동이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자극적인 언사로 과거 권위주의 그림자를 새정부에 덧칠하려 한다. 옛 운동권 언어 차용한 정치선동”이라며 “지금 경찰은 견제 받지 않는 권력 되고 싶으면서도 겉으로는 민주투사 흉내낸다. 욕망과 언어의 불협화음 애처로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정부 개혁안이 법의 통제를 통해 경찰 중립성과 독립성을 더욱 보장할 수 있다”며 “큰 권력에는 큰 견제가 뒤따른다. 권력과 견제 비례가 정부조직에 적용돼야 할 민주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인 황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경찰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고 헌법적 가치인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한 데에 대한 충정의 발로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의원은 김 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며 “갑자기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을 직접 지휘·통제하겠다는 경찰국 신설 방안을 발표했다. 경찰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내용인데 청장으로서는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김 청장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1시간 반 동안 길게 통화하면서 충분히 경찰의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이 이를 무시하고 발표를 강행했지 않았냐”며 “그렇게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놓고 김 청장에게 어떤 다른 선택을 요구할 수 있을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발언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이 김 청장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데 대해서는 “경찰조직의 자존심을 대단히 짓밟는 듯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진작부터 면담을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면담을 거부하다가 고작 통화하고 통화 후에도 장관은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고 브리핑을 진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장관은 경찰 입장을 대변해 폭넓은 의견 수렴이나 심도 있는 검토를 요구하는 김 청장의 의견을 애초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다”며 “경찰 조직의 의사는 애초부터 무시하고자 했던 의도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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