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회동 요구에 침묵하며 독자행보 中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7-02 11:48:44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유력 야권 대선 주자로 부상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자 행보를 이어가며 일주일 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동 요구를 일축하는 모양새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달 24일 귀국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2박3일 호남을 찾았던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 참배를 위해 2일 다시 호남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민들이 정부는 물론 기대를 걸었던 민주당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하고 계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현 단계로서는 (당에서의)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이개호 의원과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 행정관 등 100명 이상이 이 전 대표와 함께 하면서 친낙(친 이낙연)계 세 결집이 본격화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이 예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재명 대표의 회동 요구에 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일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저러지만 양 이씨(이재명, 이낙연)는 뭐가 그리도 틀렸냐"면서 두 사람의 만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빨리 만나고 풀고 단합하고 국민 손을 잡고 나가한다"며 "패배하면 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 낙연 전 대표에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기자들에게는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귀국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회동 제안에는 일절 함구하며 무반응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친낙계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30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 전 대표가 협조하지 않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 이렇게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며 "세상의 모든 선거에 다 주역이 있는데 주역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고 조력자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들이 만연하기 시작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악마화, 요즘에도 신천지 연루설들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정말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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