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운동권, '용퇴' 주문에도 줄줄이 텃밭 출마 선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1-30 11:53:59
당 공관위, 제3지대 변수로 불출마 강제 못하고 눈치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586운동권, 특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인사들이 당 안팎의 용퇴 주문에도 줄줄이 '텃밭' 출마 선언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이들에 대해 "일률적인 감점 기준을 만들지 않겠다"면서도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김민기 의원처럼)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있다"고 용퇴를 주문하면서도 이들의 불출마를 강제하진 않았다. 당에서도 당사자의 용단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자칫 제3당으로 옮겨 민주당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출마를 강제하지 못하는 눈치"라며 "특히 3000표 이내로 민주당이 승리했던 수도권 경합 지역의 경우, 표가 분산되면 필패라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당내 대표적 운동권 세력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6·17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던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지역 현역으로 최근 서초을로 출마지를 옮긴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임 전 실장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서울 구로갑에서 5선 도전에 나선 이인영 의원은 당에서 고향 충북 충주 등 험지 출마를 요구했지만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김민석 의원도 텃밭인 서울 영등포을에서 4선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들보다 한 세대 앞선 중진 운동권 현역들도 텃밭 출마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특히 운동권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 핵심 측근 인사인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 거취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그 역시 당 일각의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17대 총선부터 내리 5선을 한 경기시흥에서 6선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일각에선 공관위에서 현역 의원 평가 점수 '하위 20%' 해당자에 대한 개별 통보를 마치면 86들 중에서도 추가 불출마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위 10~20% 해당자는 경선 득표수의 20%를 감점하고, 하위 0~10% 해당자는 득표수의 30%를 감점한다. 최하위에 해당할 경우 '가산 20%'를 받는 여성·청년 신인과 붙게 되면 경선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지역구 후보 면접을 진행하는 동시에 '하위 20%' 명단을 개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공관위가 이번에 도입한 국민참여공천제로 친문 운동권이 대거 컷오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참여공천제는 지난 2002년 국민참여경선제에서 나아가 심사 기준 등 공천 규정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 공관위는 전날 회의에서 국민참여공천제 평가 기준으로 뇌물 등 부패 이력, 책임지는 자세, 정체성, 기여도 등 10가지를 확정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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