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여사 비공개 12시간 대면조사
민주-조국당 “청문회 불출석하려는 의도” 비판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4-07-21 12:03:32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이 20일 정부 보안청사에서 김건희여사를 명품백 수수와 주가조작으로 조사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며 “26일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안 통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출석해서 최재영 목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공개적으로 대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국혁신당 이규원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보안청사서 비공개 대면조사’는 무엇인가”라며 “그냥 주말에 쪽 안 팔리도록 검찰청 아닌 데서 조사 시늉 편의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는 성역도 예외도 없다고 얼마 전에 총장이 중얼거리지 않았나”라며 “추궁이나 제대로 했나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검찰은 전날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약 12시간에 걸쳐 비공개로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 했다고 밝혔다.
반부패수사2부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형사1부는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등 여러 선물과 청탁을 받은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로 소환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측이 검찰 소환 조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조사는 전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이날 새벽 1시20분께까지 약 12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검찰은 앞서 김 여사측에 서면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대면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내용 등을 묻는 말에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은 약 4년 전인 2020년 4월이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였던 2021년 12월과 지난 2023년 두 차례 김 여사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나 필요한 수준의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검찰은 김 여사에게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 거래에 쓰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명품 가방 사건 수사는 지난 2023년 12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수사가 다소 지지부진했으나 올해 5월 초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 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속도가 붙었다.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최 목사로부터 가방을 받은 경위와 직무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측은 앞서 최 목사가 건넨 가방은 단순 선물로 직무 관련성이 없고, 직원에게 반환을 지시했으나 직원의 업무상 실수로 돌려주지 못한 채 포장 그대로 보관해왔을 뿐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나 명품 가방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사건 관계인 등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이뤄진 만큼 검찰이 김 여사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조만간 처분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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