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선거전 본격화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03-20 12:04:35
박광온·박홍근 '명낙 대리전'?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이 점점 달아오르는 가운데 20일 현재 4선 안규백,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현시점의 판세는 박광온·박홍근 의원 간 이른바 '양박' 대결로 흐르는 분위기라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각각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상임고문을 도운 전력이 있어 결국 ‘명낙 대리전’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이자 최대 계파로 꼽히는 '더좋은미래' 멤버인 JM계 박홍근 의원은 옛 박원순계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시기에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다. NY계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선 입후보 과정이 없는 만큼, 예상치 못한 인물이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정세균계'로 꼽히는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친문(親文) 인사다.
원조 친노(親盧)로 꼽히는 이광재 의원도 한때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4일 뽑힐 새 민주당 원내대표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172석 거대 야당'의 첫 원내사령탑이란 점에서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 선출 방식인 이른바 '콘클라베' 투표로 선출하다 보니 별도의 입후보와 선거운동 없이 치러지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치열한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안규백 의원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구분하되 협상에서 일방적인 KO와 녹다운은 없다"고 했고, 김경협 의원은 "협조할 사안은 당연히 하겠지만, 길이 아니거나 위험한 길로 가면 단호히 견제하고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견제와 균형을 기조로 공통 공약 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른바 '대장동 특검'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편 등 핵심 쟁점에 있어선 국민의힘 측과 분명한 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대장동 특검에 있어선 대선 당시 윤석열·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하며 그 방식은 기존 상설특검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후보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도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군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서 누가 되더라도 향후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이 공언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권한 축소 작업에 대해서도 반대 기류가 강하다.
대선 패배 후 당내 쇄신론과 관련해 개혁 입법 처리 요구 등에 대해선 후보 간 온도 차가 감지된다.
박홍근 의원은 "4월 국회에서 검찰·언론개혁, 정치개혁법을 우선으로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의원은 "중요한 것은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혁신, 부동산 공급 및 세제 개편, 코로나 손실 보상 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다음으로 검찰 개혁 등이 있다"고 밝혔다.
안규백 의원은 당내 쇄신 요구에 대해 "일단 지방선거에 '올인'한 다음 그 후에 여러 가지 절차와 과정을 고민해야 한다"며 "삐끗하면 우리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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