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마은혁 임명에 집단 광기…왜?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5-03-30 12:09:20

  주필 고하승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에 집착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마치 집단 광기에 빠진 사이비 종교단체를 보는 것처럼 섬뜩하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결국 4월로 넘어가게 되자 다급해진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4월 1일까지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윽박질렀다. 한마디로 한 대행을 재탄핵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한번 탄핵했다가 기각당했는데도 또 탄핵하겠다니 제정신인가 싶다.


어디 그뿐인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권한대행 시절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며 '쌍탄핵' 대상에 함께 포함하겠다고 한다.


급기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마 후보자의 임명을 미루는 모든 국무위원을 순차적 '연쇄 탄핵'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30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다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라며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이후 권한대행을 승계하고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라고 겁박했다.


한마디로 국무위원들을 연쇄적으로 탄핵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국정이 마비되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뜻만 관철되면 그만이라는 그들이 마은혁 임명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대체 왜 민주당은 마치 집단 실성이라도 한 것처럼 마은혁 재판관 임명에 이렇게 목을 매는 것일까?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결국 4월로 넘어가게 되면서 탄핵이 기각될 것이란 소문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선고기일조차 지정하지 않는 것은 재판관들의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설사 한두 재판관이 탄핵을 반대하더라도 파면에 필요한 인원 6명이 충족되었다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그대로 밀어붙였을 것이다. 변론과정에서 보인 그의 편파적인 태도를 보았을 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선고기일까지 정하지 못한 것을 보면 헌재 평의 과정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재판관이 적어도 3명 이상은 된다는 의미다.


어쩌면 문형배 대행이 그런 사인을 민주당에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고기일조차 정하지 않고 탄핵심판을 미루는 것으로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이 각하되거나 기각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민주당에 전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마은혁 임명을 위해 ‘재탄핵’에 ‘쌍탄핵’으로도 모자라 ‘연쇄 탄핵’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마은혁 재판관이 임명되는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문형배 대행은 탄핵을 각하하거나 기각하면서 마은혁 임명을 몰아붙이지 못한 민주당에 그 책임을 전가할 수 있게 돼 한결 홀가분해진 셈이다.


둘째,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면 범죄 피의자로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는 모든 재판을 중단시켜 죗값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탄핵이 기각되면 항소심에서 기괴한 논리로 무죄 판결받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뒤집힐 시간이 생길 수도 있다. 위증교사 혐의도 항소심이 기다리고 있고, 그밖에도 대북송금 혐의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등 중한 혐의를 받는 재판들이 속속 기다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은혁 재판관 임명 여부에 이재명의 정치 생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민주당 전체가 마은혁 임명에 집단 광기 어린 모습을 드러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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