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내 반발에도 서울시장 경선 참여 강행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4-07 12:10:53
친명 '송영길 차출론'에 이어 “인물부재론' 부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 공모에 등록하는 등 출마 강행 의지를 드러낸 데 대해 당내 ‘86그룹'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친명(친이재명) 친문(친문재인) 세력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는 등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서울 송파구에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처형이 운영하는 임대차 건물 한 칸을 임차해 주소를 이전했다”며 “기동민 서울시당위원장과 박성수 송파구청장, 조재희·송기호·남인순 송파 갑·을·병 지역위원장에게 전입신고 인사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울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핵심 의원들이 송 전 대표 비판에 가세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는 양상이다.
전날 정계 은퇴를 선언한 ‘친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송영길 출마는 명분 없는 출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최 전 수석은 “송 전 대표가 (86 퇴진론을) 발화시키고 지금은 또 다른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모색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며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우상호 의원(4선·서대문구갑)도 이날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무산시켰다"며 질타했고 지난 4일에는 김민석 의원(3선. 영등포구을)이 국회소통관에서 송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여기에 민주당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 13명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송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86세대 용퇴론을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정치선언을 했다"며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오판은 자칫 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대선 패배를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로 포장하고 '인물 부재론'이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국민은 이를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오만하다고 여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패배는 민주당 전체, 이재명 후보, 문재인 정부 모두의 책임"이라며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대열에 혼선을 주지 말고 책임있게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영길 차출론'으로 송 전 대표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공을 들였던 정성호 의원 등 이른바 친명계 의원들은 인물 부재론을 들어 이에 맞서는 형국이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옥동자를 낳기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용한 것 보다는 이런 논란이 서울시장 선거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는 꼭 자신이 후보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경선 흥행을 위한 하나의 선택지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비대위에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당 핵심 관계자도 “오늘(7일)이 중앙당 경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이지만, 서울에 한해선 예외 규정을 둘 수도 있다”며 제3의 선택 가능성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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