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 폭행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5-06-12 12:10:26
저는 119 구급대원입니다. 매일같이 생사의 경계에서 시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뛰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위협이 있습니다. 바로 출동 중이나 응급조치 중 발생하는 시민의 언어폭력과 폭행입니다.
필자도 현장에서 주취자, 노숙자 등 구급출동을 나가며 수많은 언어폭력과 신체적 위협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때로는 퇴근후에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고통에 시달리고 합니다.
구급대원 폭행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응급상황에서 구급대원이 폭언과 폭행에 노출되면, 집중력을 잃고 처치가 지연되며 환자 본인이나 주변인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술에 취해 출동을 방해하거나, 응급조치를 거부하며 대원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언어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부는 ‘내가 신고했으니 갑질해도 된다’‘내가 낸 세금으로 너가 월급받고 있으니 내가 갑이다’라는 잘못된 인식까지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해도 구급대원이 현장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폭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시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기에 참으며 응급조치를 계속하고, 사후에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해자는 상황을 가볍게 여기거나, 반복적인 폭력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필자는 현재 소방청 중앙 구급전문교육사협의회 위원이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에 대해서 시도 위원들과 토론하며 여러 방지 대책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현직 구급대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구급대원 폭행 방지 대책을 제안합니다.
첫째, 강력한 처벌 규정과 엄정한 적용입니다. 현행 소방법에 의거 구급대원 폭행시 5년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쳐혀지지만 벌금형이나 경미한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급 공무 수행 중인 구급대원 폭행은 사회 전체에 대한 범죄로, 실질적 구속 및 강력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현장 폭행 예방을 위한 시스템 강화입니다. 구급차 내·외부에서 폭력적이거나 위험 상황 시 자동 경찰 연계 시스템, 위험신호 감지 시 자동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대원이 현장에서 폭행 위협을 받을 때 즉시 경찰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합니다. 현재는 구급차내 CCTV,웨이러블 바디캠,구급대원 헬멧으로 폭행방지 대책을 하고있으나 이건 정말 보조적인 수단으로 직접적으로 강력 예방대책이 필요합니다.
셋째, 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입니다. “구급대원은 공공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도록 교육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폭행이나 출동 방해는 결코 ‘실수’로 치부될 수 없음을 알리고, 구급대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합니다.
저희 119 구급대원들은 어떤 현장,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보호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구급대원 폭행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이제는 구급대원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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