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국회법 개정안 놓고 충돌

김병기 “필버 개정안, 본회의에서 최우선 처리할 것”
송언석 “소수당 입틀막법...'일당독재 고속도로' 설치”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5-12-04 12:22:42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때 국회의원 60명 이상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원내대표가 4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4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의 부적절한 남용을 막겠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최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마비, 국민 피로, 기자 과로의 필리버스터, 이제 바로 잡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원래 소수 의견을 지키는 장치”며 “지금 국회에서는 당리당략을 앞세워 국회를 멈춰 세우고 협상을 위한 (국민의힘의)정치 기술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 법안을 막겠다고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로 볼모를 잡는 행태가 책임 있는 정치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막으려는 것은 국민 피로만 키우는 유령 필리버스터, 국회를 마비시키는 정략적 시간 끌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소수당 입틀막법’으로 규정하고, 범여권 위성정당의 반대를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오전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제한법을 국회 운영위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이어 오후에는 법사위에서 기습적으로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필리버스터는 토론이다. 토론의 기본은 나와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토론자와 다른 생각을 지닌 의원들이 경청해야 하는 것이지, 같은 생각을 지닌 의원들에게 참석을 강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꽃 토론 문화를 짓밟는 행태”라고 비판해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의회 다수당 독재에 대한 마지막 견제 장치”라며 “소수당 최후의 저항 수단마저 빼앗아서 모든 법을 아무런 견제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일당독재 고속도로’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에 60명 출석이라는 제한을 걸어버리면 107석 국민의힘은 그렇다 치고 비교섭단체 정당들은 아예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범여권 위성정당들이 과연 민주당의 소수당 입틀막법 강행 처리에 동조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진행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본회의 정족수인 재적의원 5분의1(60명)이 자리에 없을 경우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국회의장이 회의 중지를 선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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