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아닌 재판으로 진실 규명하라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4-05 12:26:38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보면 정상이 아니다.


아예 처음부터 ‘조작 기소’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짜깁기로 정치적 마녀사냥에 나선 것이다.


‘위법하다’는 비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냥 힘으로 밀어붙인다.


실제로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국정조사는 진실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 답에 맞는 조각들만 꿰맞추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만일 국정조사의 목표가 진실규명에 있다면 절차부터 공정하고 적법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처음부터 공정성과 적법성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그 단적인 사례가 100명 넘는 증인을 여당이 일방적 채택했다는 점이다. 야당이 단독으로 신청한 증인은 모두 배제했다. 단 한 사람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심지어 조작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게 필수적임에도 이를 배제했다. 흔히 말하는 연어 술파티 관련 당시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변호사까지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고 거부했다.


반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다. 실제로 증인에는 이른바 ‘대장동 개발비리 일당’ 등이 포함됐다.


한마디로 민주당은 ‘조작 기소’라는 목표에 맞는 증언을 해줄 사람이라면 범죄자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한 반면, 자신들의 목표에 반하는 증언을 할 사람들은 아예 처음부터 오지 못하게 막아버린 셈이다.


그렇게 해서는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 따라서 그들의 목표는 ‘진실규명’이 아니라 ‘조작 기소’라는 답을 정해놓고 짜깁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국정조사위원 중에는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 의원들이 포함됐다. 피고인 이재명을 변호했던 사람들이 수사 검사들을 불러 추궁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이재명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를 향한 압박이자 정치재판에 불과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를 불사하는 것도 문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는 국정조사는 하지 못하도록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특위는 박상용 검사를 국조특위 회의장에서 증인으로 불렀다. 이는 국정 조사법 8조에 반하는 것이다.


박 검사가 "이번 국정조사는 위헌, 위법한 국정조사다. 현재의 국정조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전례 없는 입법부의 불법적인 국정조사권 행사"라며 증인선서를 거부한 것은 이런 연유다.


그는 "국정조사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 상당수가 국정조사를 피고인 이재명에 대한 공소취소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힌 점, 여당 대표가 국정조사 후 특검을 실시하겠다고 발언한 점 등을 종합할 때,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특정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하기 위함이 명백하다"며 "공소취소 목적의 국정조사는 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가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는 국정조사에 해당해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용 검사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채 퇴장한 점이다.


형사소추 위험이 있으면 선서를 거부하고 사유를 설명할 권리가 있는데도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이를 막아버린 것이다. 이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를 무너뜨린 것으로 횡포다.


특히 이미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사안을 국회가 다시 문제 삼는 것은 삼권분립을 흔드는 일로 법치주의에도 반하는 일이다.


이래선 안 된다.


정말 조작 기소한 것이 맞는다면 국정조사로 재판을 흔들 것이 아니라 중단된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면 된다. 그 쉬운 길을 두고 굳이 조작 기소를 밝혀내겠다며 국정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공소취소를 위한 여론몰이로 당장은 의도한 대로 몰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과 역사는 반드시 그 진실을 가려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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