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오늘의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은 도약의 마찰음”

“한국경제 새로운 차원 진입... 인식의 틀도 진화해야”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6-05-25 12:55:52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오늘의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은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혼란스러운데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현상들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시장과 여론은 위기의 징후를 찾기에 바쁘다”라며 “그러나 혼란의 근원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 우리의 준거가 여전히 이전 시대에 고착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년 한국경제는 물가상승분을 포함한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반도체ㆍAI분야의 기업실적 폭발이 교역조건을 개선하고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면서 기업이익, 임금,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형성됐다”며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세수가 확충되며 국가부채비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원화 약세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금년 중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주식 평가액이 작년 말 1300조원에서 최근 2600조원으로 두배가 됐다. 이 막대한 평가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과정에서 금년 누적 110조원을 상회하는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고 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올렸다. 반면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화자금시장은 안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다. 지금은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할 때”라며 “그렇다고 환율 상승을 수수방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라며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반대로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건전성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이 필요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데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자산가치가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이 외채 급증이나 경상수지 악화가 아니라 한국 증시의 성공적 도약에 있다는 점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원인이 긍정적이라고 해서 리스크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보유 국내자산이 전례없는 규모로 팽창한 만큼 향후 글로벌 환경 변화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ㆍ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며 “순자산 규모나 환율 레벨보다 경상흑자의 지속성과 외화자금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는 한편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로운 정책 과제로 본격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구시대의 문법으로 신시대를 해독하려 하면 보이는 것도 놓치고 대응도 어긋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이 아니라 달라진 현실을 달라진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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