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영수회담 비선 자처 함성득-임혁백, 정치권 '뭇매'

함-임, 언론 인터뷰 두고도 엇갈린 주장으로 책임 떠넘겨
대통령실 "그런 일 없어"...민주당 "비공식 라인 전혀 몰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5-08 13:00:32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4.29 영수회담과 관련해 물밑 조율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8일 대통령실은 물론 민주당도 전면 부인했지만 한동안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래 전부터 대통령은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제안을 언론, 여당과 야당 등을 통해 받아왔다”며 “대통령이 (회담을)결정해서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식라인을 거쳤다"며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를 접한 윤 대통령도 “그런 말은 한 적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회담 당시 비선라인을 자처해 논란의 중심에 선 두사람 중 함성득 경기대 정치대학원장은 윤 대통령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민으로 평소 윤 대통령 가족과의 친분을 강조했고,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만 이들은 언론 인터뷰에 나선 배경을 두고 엇갈린 주장으로 책임소재를 미루는 모양새다.


함 원장측은 임 교수가 먼저 이재명 대표에게 허락을 받았다, 뒷 얘기를 공개하겠다고 해서 (언론 인터뷰에)동행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임 교수측은 원래 인터뷰하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함 원장이 영수회담을 앞두고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하거나 (차기 대선에서)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인선에서 배제하겠다', '강성 지지층과 참모들의 반대 때문에 그간 이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등의 윤 대통령 발언을 전하는 가교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발언은 현재 '뜨거운 감자'가 돼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당시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박성준 의원은 8일 "이런 비공식 라인이 있었다는 건 전혀 몰랐다"며 "비공식 라인이 내용 자체를 다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 취지에 맞지 않고, 대통령 뜻에도 맞지 않은 행동 아니냐"고 일축했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박 의원은 "그분(함성득 원장)이 정말 대통령 뜻을 담아서 진정성 있게 이야기했는지 좀 궁금하더라"고 의구심을 보이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질적으로 의제조율할 때 총리나 비서실장에 대한 얘기도 있었냐'는 진행자 질문에 "공식적 의제 라인에 있어서는 그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얘기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언론에서 상당히 많이 보도할 당시에)이미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인선하는 것이지 총리 인선을 야당에게 요청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제의 취지에 맞지 않다'라고 정치적 선언을 했다"며 "비공식적인 라인에서 얘기하기 이전에 확실하게 당에서 매듭을 지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함성득 교수가 공개하지 않아야 할 내용을 발언해 좀 놀랐다"며 "대통령이 골프를 치자, 부부끼리 식사하자고 제안했다는 등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얘기는 비공식적으로 끝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다시 진실공방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게도 그렇고 여야 영수회담 취지를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해도 지금 왜 공개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락을 보면)함성득 교수가 '영수회담에서 내가 이런 역할을 했다'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다양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분을 추천해서 그런 분이 하면 도와주겠다'라고 한 게 제 일관적인 답변"이었다"며 "마찬가지로 (자칭ㆍ타칭 전문가가)정국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하면 (무조건)그 사람이 (대통령)특사냐"고 함 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질타했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중요한 직책을 위임 받았다고 (함 원장)본인이 착각한 정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대통령의 명확한 지시나 부탁이 없었는데도 함 교수가 자기 의지대로 움직였다 이런 말씀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아니라고 이미 나왔잖냐, 그런 일이 없다"면서 "그런 분을 통해서 그러한 역할을 맡길 정도로 (대통령실에)채널이 없는 것도 아니잖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현재 하시는 모습을 보면 (윤 대통령이)그런 분을 통해서 그렇게 중요한 국사를 부탁하실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주변 상황을 함께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는 모르겠지만 정황을 보면 '그건 아니다'라고 정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함과 임)이 두 분의 교수로서의 자질이나 지식인으로서의 수준이 너무너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 나선 두 사람의 처신을 성토했다.


윤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국무총리는 정부의 국정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대통령과)국정철학을 공유하는 바탕 위에 야당하고 소통하고 협치하라는(조건에 맞는 인물)"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윤 의원은 '이들이 왜 이런 인터뷰를 했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본인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허장성세"라면서 "교수는 교수다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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