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전대 출마에 친윤-비윤 견제구 잇따라

친윤, 韓 의제 깎아내리기...비윤, 원외 한계론 부각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4-06-16 13:21:36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이 임박하자 친윤(친윤석열계)과 비윤(비윤석열계)계의 견제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뚜렷한 당권 주자가 안 보이는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내세운 의제들을 깎아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지지율이 뒤처지는 비윤계는 '원외 당대표 한계론'과 총선 책임론으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있다”며 “친한계는 그런 견제에 맞서 한 전 위원장 엄호에 뛰어들면서 자칫 계파 갈등 양상이 빚어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은 오는 23~24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다음주 중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당대회 룰과 지도체제 등이 결정되고 한 전 위원장이 물밑에서 원내ㆍ외 인사를 잇따라 접촉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친윤계는 본격적으로 견제의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화두를 던진 지구당 부활과 '이ㆍ조(이재명ㆍ조국) 심판' 등이 민생과는 거리가 먼 '여의도 정치'라고 지적했다. 여의도 정치를 끝내겠다며 정치를 시작한 한 전 위원장이 결국 여의도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친윤 5선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 13일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ㆍ조국) 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 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구당 부활' 같은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 이슈가 아니라 저출생과 연금, 고물가와 고금리, 주택가격과 주식 등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또 다른 친윤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지구당 부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약으로 내세웠던 출판기념회 금지, 국회의원 세비 중위소득 수준 삭감 등은 '여의도 정치'라고 꼬집은 것이다.


뚜렷한 당권 주자가 없어 당내 입지가 흔들리는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된 이후의 상황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친윤계를 최고위원으로 배출해 꾸준히 '한동훈 힘 빼기'를 시도하는 등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거론된다.


차기 대선을 위해 2025년 9월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지도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윤계에선 총선 책임론과 함께 한동훈 전 위원장이 원외 인사라는 점을 겨냥한 '한동훈 때리기'에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13일 "싸움의 전장, 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당 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지금 이 시점에 원외 대표가 필요하냐"며 "결국 앞으로 1년 동안은 전부 국회내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주전장이 국회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친한계에선 '한동훈 지키기'에 집중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짧은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세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 대표가 되기 전 리더십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선 참패론 등에 대한 반격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당권 주자들이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면서 러닝메이트 격인 최고위원 후보군에 대한 탐색전도 함께 펼쳐지고 있다.


당권 주자 입장에서는 차기 지도부 일원인 최고위원 라인업을 '정치적 우군'으로 꾸려놔야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 운영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당헌ㆍ당규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당이 비상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도 당권 주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최고위원들이 대표 리더십에 반발해 단체 행동을 하면 '지도부 해체'가 가능한 구조여서다.


원내대표 등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되는 당 지도부의 의결권 행사 측면에서도 새 대표가 과반 표를 확보하려면 대표 본인과 지명직 최고위원 외에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을 더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친한계에서는 김예지ㆍ김형동ㆍ장동혁ㆍ박상수ㆍ정성국ㆍ한지아 의원 등이 자천타천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된다. 김종혁 조직부총장도 역할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친윤(친윤석열)계는 '한동훈 원톱 체제'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최고위원 출마를 물밑에서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 일각에선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김정재ㆍ유상범ㆍ조정훈ㆍ신동욱ㆍ김민전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