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동훈 홍준표 원희룡 다 나오시라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4-12-26 13:42:02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 대통령 선거 이야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슬슬’ 흘러나오고 있다.
만일 지금 상태에서 조기 대선이 실시 된다면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다.
실제로 26일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범야권의 차기 대권은 이재명 대표의 ‘일극 체제’가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범야권 대선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6%가 이재명을 꼽았다. 그 뒤를 이은 이낙연 전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6.5%로 이 대표와는 무려 39.1%p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대표 선호도가 79.9%로 압도적이다.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의 5.4%에 10배가 훨씬 넘는 수치다.
한마디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는 ‘이재명’ 이외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게다가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0.3%이고 민주당은 44.1%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무려 13.8%에 달한다. 정당 지지율 격차가 10% 안팎이면 개인기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만, 이 정도의 격차라면 쉽지 않다.
이런 상태가 대선까지 유지된다면 차기 대선은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후보로는 이재명 대표가 유력하기 때문에 이재명 정권이 탄생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는 보수 유권자 측에선 정말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그러자면 국민의힘에서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모두 대선 경선에 나와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범여권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4강 구도'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당 지지층 307명을 대상으로 범여권 대권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시장이 19.0%, 한동훈 전 대표가 18.8%, 홍준표 시장이 17.4%, 원희룡 전 장관이 14.4%의 지지를 얻었다. 나경원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동률인 4.2%로 뒤를 이었고, 안철수 의원 3.8%, 김태호 의원 0.9%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20.4%는 오세훈 시장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홍준표 17.8%, 원희룡 16.7%, 한동훈 14.6%로 나타났다.
물론 여당 지지층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 등 다른 야당 지지층까지 포함한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유승민 선호도가 18.9%로 가장 높았지만, 이는 야권 지지층의 역선택이 작용한 것으로 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권의 탄생을 저지하기 위해 오세훈, 한동훈, 홍준표, 원희룡 등 ‘4강 구도’를 형성한 유력 여권 주자들이 모두 다 나와 선의의 경쟁을 벌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비록 오차범위 이내라고는 하나 여권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오세훈 시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고민이 깊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번에 5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때에도 중도 하차를 했다"라며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부담"이라고 답했다.
그가 중도에 서울시장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서야 한다. 4선의 서울시장 경험은 초짜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상황에서 강력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경기도지사 출신 야당 후보에 맞선 서울시장 출신 여당 후보라는 구도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재명 정권 탄생을 저지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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